부활 4주간 수요일

2013. 4. 24. 오전 8:3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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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 4주간 수요일.

 며칠 전 부모님께서 모처럼 회를 드시고 싶다길래 노량진에 갔습니다. 그런데 노량진은 ‘학원밀집지역’ 이기도 합니다. 삼선 슬리퍼를 신고 다니는 학생들을 참 많이 볼 수 있었는데요. 그러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동안 우리가 국어, 영어, 수학 등의 과목을 공부하는 방법만 배웠지, 공부를 잘 할 수 있는 이른바 ‘바탕공부’는 별로 배우지 못했다는 사실입니다. 바탕공부란 이런 것이겠지요. 인성공부와 더불어 책을 읽는 방식과, 집중은 어떻게 하며, 공부를 잘하기 위해 일상을 어떻게 단순화 시키며, 낮과 밤의 차이를 깨달아 그 원리 속에서 임하는 자세 등을 말입니다. 그래서 저도 제 나름대로 삶의 원칙을 세웠습니다. 필요한 거 외에 일용품을 사지마라, 생활을 단순화 해라, 술을 석 잔 이상 마시지 마라, 나의 잘남을 떠벌이지 마라, 잡다한 자리에 다녀온 후 낮잠으로 새롭게 하라, 이성 수도자와도 특별사이를 만들지 말라, 나를 가르쳐 준 이에게 감사하라, 순간마다 깨어있음을 시로 표현하라, 다른 이의 수고를 끼치지 마라. 그러면 멀어진다는 것을 명심하라, 필요할 때에만 연락하지 마라. 뜬금없이 안부를 물어라.

 복음에서 당신은 우리에게 “나는 세상을 심판하러 온 것이 아니라 세상을 구원하러 왔기 때문이다.” 하십니다. 하지만 이 말씀을 잘 쳐다볼 필요가 있습니다. 예수님은 심판하려고 오지 않으셨지만 “내가 한 바로 그 말이 마지막 날에 그를 심판할 것이다.” 라는 말씀처럼 그 말을 전하신 분께서는 심판하실 것임을 알려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자~ 그렇다면 심판을 피하기 위해서는 전제조건이 따른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먼저 하느님의 말씀을 잘 받고 자신이 가져왔던 삶의 방식을 하느님의 것으로 바꿔야만 합니다. 주님의 사랑을, 평화를 원한다면 당신의 방식으로 삶의 체계를 바꿔야만 한다는 것입니다. 희생없는 구원은 없기 때문입니다. 독서에도 “성령께서 이르시고 파견하시는” 장면이 나옵니다. 이게 무슨 뜻이겠습니까? 하느님께서 교회를 체계 속에서 세우고 계신 장면입니다. 그 체계와 전제조건이 나를 살려주고 있습니다. 여러분도 구원을 받을 수 있는, 바탕이 잘 갖춰진 삶의 원칙을 세워보십시오. 그 속에서 누리는 참 자유를 알게 될 때, 나는 새로워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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