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 6주일 미사

2013. 5. 5. 오전 1:0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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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 6 주일미사. 사도 15,1-29;묵시 21,10-23; 요한 14,23-29

 예전에 우리에게도 유명한 스위스 출신의 영국작가인 알렝 드 보통이 이런 연설을 하는 것을 들었습니다.  ‘자신은 종교적인 사람은 아니지만 종교계가 교육시키는 현장을 주의깊게 잘 볼 필요가 있습니다. 종교계의 교육은 반복이 많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현대사회에서의 교육은 어떻습니까? 20살 정도의 사람이 대학에 가면 교수가 학생들에게 지식을 마치 물조리개로 부어넣듯이 교육을 시킵니다. 한 번 얘기하면 그 많은 내용을 40년 이상 기억할 것이라 착각하면서 말이지요. 하지만 종교계는 다릅니다. 매일 여러 번 반복하지 않으면 기억하지 못할 것이라 여기기에, 매일 시간에 맞추어 기도하게 만듭니다. 게다가 달력이 필요하다고 여깁니다. -우리로 따지면 시기에 맞는 전례력을 말하는 것이죠- “그냥 책을 읽으세요” 하면 안 읽을 것이 뻔하기 때문에, 달력이라는 체계가 만들어져야 했다는 것이지요.’

 그의 이 말은 옳습니다. 우리의  이 신앙은 예습보다는 복습적인 구성이 많습니다. 이렇듯 신앙의 모습은 되새기고 다시금 곱씹는 구석이 많습니다. 왜일까요? 대다수 사람들이 잊어먹기는 잘 하면서도 편한 내 방식대로 하기만을 바라고 새로운 것만을 바라기 때문인데요. 무엇이 올바른 방식인지는 나중 문제로 제쳐놓고서 말이지요.

 오늘 복음에 이런 말씀이 나옵니다. “누구든지 나를 사랑하면 내 말을 지킬 것이다.” 솔직히 우리가 주님의 말씀을 몰라서 안 지켰던 적이 많았습니까? 그게 아니잖습니까? 오히려 ‘반복, 되새김, 기억’하는 것을 가벼이 생각하거나  쉽사리 질렸던 것입니다. 우린, 우리 자신을 너무 잘 압니다. 주님의 말씀을 한 번 들었다고 바로 실행에 옮기지 못한다는 사실을요. 그게 맞는 말이라는 것을 너무나 잘 알지만, 내 맘 속에 완전한 동화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사실을 말이지요.

 사랑하는 개포동 교우 여러분

주님은 복음속에서 당신의 가르침을 펴셨고, 교회도 그 가르침을 본받아 2천년간 ‘예수 그리스도’ 즉 '예수님은 구세주 이시다.' 라는 단 하나의 계시를 반복하여 가르치고 있습니다. 그러나 문제는, 내가 그 말씀에 참 의미를 알려고 헤아리려는 자세가 부족했다는 것입니다. 젊은 사람일수록 하기 싫은 것이 뭔지 아십니까? 그렇습니다. 바로 반복입니다. 하지만 예술가나 운동선수나 기술자들도 매일 숙달해야만 하는 기본 훈련이 있습니다. 학생들도 마찬가지로 문제를 푸는 연습을 해야 좋은 점수를 얻습니다. 날을 정해 한 번에 몰아서 한다거나, 띄엄띄엄 할 때, 오히려 결과가 좋지 않았던 사실을 기억하실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주님의 말씀을 반복하고 곱씹는 속에서 참된 생명의 주인인 그분이 진정 원하셨던 것이 무언가 알아 갈 수 있을 것입니다. 반복은 지겨움이 아니라 오히려 나를 살립니다. 그걸 알아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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