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 승천 대축일.사도 1,1-11: 에페소 1,17-23; 마태28,16-20
우리는 ‘이별’ 이란 단어를 들으면 대부분 눈물과 슬픔을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 이별의 떠남은, 그저 한 사람을 못 만나게 된다는 것으로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예전 것에 의지했던 삶을 이겨내고, 그동안 받았던 힘을 토대로 이겨 나가는 것을 암시해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오늘 예수님은 그렇게 떠나시고 계십니다. 하지만 과연 그분의 떠남으로 우리가 터득해야하는 것은 무엇일까요?
성경을 읽다보면, 떠나는 현장이 많이 나옵니다. 아담과 하와가 둘이 만나 결합한 것처럼, 우린 언젠가 부모의 곁을 떠나야만 부부로서 새로운 생을 맞이할 수 있고요. 아브람도 하느님의 계시를 받아 자기 고장을 떠났기에, 새로운 이름인 아브라함이라는 이름을 통하여 땅을 받았고 약속된 후손을 얻습니다. 모세도 사람을 죽이고 도망갔던 미디안을 떠나 다시금 이집트로 향했기에 백성들을 구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됩니다. 우리도 신앙을 통해 부모가 준 옛 이름에서 머물지 않고 ‘세례명; 이라는 새 이름을 통해 구원의 시작을 얻게 되었듯이 말입니다. 마찬가지로 예수님도 제자들 곁을 떠나십니다. 요한 16장 28절에 보면 “나는 아버지께로부터 나와서 세상에 왔다가 이제 세상을 떠나 다시 아버지께 돌아간다.” 면서 사명을 보여주십니다. 이처럼 떠나는 것이 꼭 슬픔만을 이야기하지 않습니다. 새로운 사명 속에서 우리가 이제부터 무엇을 해야하는 가를 살펴보게 해주기 때문입니다.
다들 각자의 삶에서 바쁜 삶을 살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육체적인 삶에서 머물지 않는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할까요? 원래 사람은 자유롭게 살기 위하여 태어났습니다. 참 자유를 누리면서 말입니다. 하지만 아담으로 인해 들어온 원죄라는 것을 통해 우리도 하느님처럼 살고 싶다는 교만한 마음이, 끝내 카인처럼, 내가 힘들면 사람을 해칠 수도 있다는 면을 발견합니다. 원래 당신은 참 자유를 주시려 하였지만 그것을 다 누릴 수 없는 한계가 있는가 봅니다. 그래서 계명이 생기고, 율법이 생기고, 더욱이 당신까지 오셨습니다. 그러면서 짧은 시간동안 당신의 말씀과 행적을 본받게 하시고 이젠 우리가 그 사명을 받들어 다시 스스로 자유롭게 살기를 원하십니다. 그리고 인간에게 있어 최대의 두려움인 죽음까지도 이길 수 있다는 사실을 가르쳐 주셨습니다. 이제 모든 가르침을 마친 당신은 떠나시면서 마지막으로 우리에게 사명을 주십니다. “너희는 가서 모든 민족들을 제자로 삼아 아버지와 아들과 성령의 이름으로 세례를 주고 내가 너희에게 명령한 모든 것을 가르쳐 지키게 하여라.” 라고 말입니다. 그 말씀 후에 혹시나 불안해하는 우리에게 한 마디 덧붙이십니다. “보라 내가 세상 끝날까지 언제나 너희와 함께 있겠다.” 하고 말입니다. 이런 사명을 주시는 자리 속에서도 모두 예수님께 경배를 하지만 ‘더러는 의심하였다.’ 라는 말씀처럼 모두 열심하지는 않았던 모양입니다.
얼마 전 저는 대부 3편 영화를 다시 보았습니다. 알파치노의 연기도 훌륭하였지만 알파치노가 훗날 요한 바오로1세 교황님이 되실 추기경님과 면담하는 장면이 저를 사로잡았습니다. 영화에서 그 추기경님은 연못에 잠겨있던 정원화분의 돌을 꺼내면서 이렇게 말합니다. “이 돌은 아주 오랫동안 물속에 잠겨 있으면서도 물이 하나도 스며들지 않았어요.” 라고 이야기하며 돌을 깨 보여줍니다. 그러면서 “바짝 말라있지요? 그간 유럽에도 똑같은 일이 일어났습니다. 그리스도교 문화에 젖어 산 지가 벌써 수 천년 이지만, 예수님의 말씀이 스며들지도 않았고 마음에 예수가 계시지도 않아요.”
사랑하는 목동 본당 교우 여러분
우리가 “내가 너희에게 명령한 모든 것을 가르쳐 지키게 하여라.” 라는 사명을 받은 지 참 오랜 시간이 흘렀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우린 그분의 말씀에 젖어살 지 못할 때가 참으로 많았습니다. 내 삶 따로, 신앙 따로의 삶을 살고 있었던 때가 많았으니 말입니다. 이제 당신은 떠나가시지만 당신은 우리가 예수님처럼 살아가길 바라십니다. 자유로운 이 세상에서 당신의 떠나심이 나에게 어떤 사명을 불러 일으켜준다고 여기십니까? 그 사명 속에서 참 자유를 누리길, 저 또한 여러분을 위해 기도하겠습니다. ==잠시 묵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