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의 수요일.
많은 사람들이 자기 문제에 사로잡혀 있습니다. 남의 문제가 아무리 크다 하여도 내 손가락 밑에 찔린 작은 가시의 아픔이 더 큰 것처럼 느끼는 것도 그런 이유일 것입니다. 하지만 자기 문제에만 사로잡혀 산다면 어떻게 될까요? 어쩌면 그건 가장 비그리스도인의 모습일 것입니다. 자기만 바라보는 사람에게 무슨 희망이 있고, 무슨 사랑이 있겠습니까?
오늘 독서에 당신은 말씀하십니다. “마음을 다하여 나에게 돌아오너라. 주 너희 하느님께 돌아오너라.” 하고요. 그럼 그동안 어디 있었길래 돌아오라는 말을 하시는 것일까요? 2독서에 이런 말씀이 나옵니다. “은혜로운 때에 내가 너희 말을 듣고, 구원의 날에 내가 너를 도와주었다. 지금이 바로 매우 은혜로운 때입니다.” 당신은 우리를 항상 생각해 주시고 도와주시는데, 그동안 우리는 자기 문제에만 사로잡혀 살면서 내가 뭘 해야하는 지, 깨닫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었습니다. 2독서에 “하느님과 화해하십시오.” 를 통해 이제야 나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깨닫게 됩니다. 어디로 가야할 지가 보입니다.
이제 조금 있으면 재를 얹습니다. 그저 죽으면 흙 한줌도 되지 않는 나의 모습입니다. 덧없는 미래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반대로 생각하면, 그런 한계가 있는 삶에서 새로운 시작을 할 수 있는 기회의 삶을 부여받았습니다. 그 기회란, 다시 돌아서는 기회요, 주님의 자세로 살아갈 수 있는 기회입니다. 누군가에게 끝없는 사랑을 베풀 수 있는 기회요, 남의 탓만 했던 것에서 내 탓으로 돌리고 새롭게 관계를 시작할 수 있는 시간입니다. 한정된 시간 속에 우리 모두는 삽니다. 하지만 이 안에서 기적을 삶을 살아낼 때, 그때부터 나는, 자신이라는 틀에 갇혀있지 않는, 영원히 살아계시는 주님의 모습을 닮게 됩니다.
내가 그동안 해 왔던 사랑을 키워가야 하겠습니다. 그럴 때 주님의 사랑이 뭔지를 헤아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