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31주간 목요일. 루카 15,1-10
저는 수요일마다 기타레슨을 받으러 혜화동에 있는 선생님 댁에 갑니다. 어제도 그런 날이었습니다. 레슨을 마치고 혜화역에 들어섰는데, 갑자기 절친하다는 듯이 저를 반기는 자매가 하나 있었습니다. 창동 신자라고 하는데 사실은 이제 두 번째 본 사이입니다. 처음 본 게, 저번 혜화동 성당에서 공연할 때 보고 처음인 것입니다. 그런데 이 친구는 말 하는 것을 들어보니 장애가 있었습니다. 명동에서 과자 굽는 일을 한다는데, 집에 올 때까지 귀찮은 질문 공세가 펼쳐쳤습니다. ‘축일은 언제냐? 가족관계는 어찌되냐?’ 등 말이죠. 그 친구를 보니 예전 방송할 때가 생각났습니다. 어줍잖게 방송인 생활을 하고 있을 때, 그저 목소리만 들었을 뿐인데 저를 찾아오는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흥미롭게도 10분 중 7분이 장애인분들이었습니다. 미사 후 인사를 하다가 “장애인분들이 절 많이 찾아오시데요~” 하고 본당 원장 수녀님께 지나가듯 말했더니 수녀님이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어휴~ 그게 좋은 거지요..~” 맞았습니다. 그게 좋은 거였습니다.....
오늘 복음에도 예수님께 몰려드는 사람들은 세리와 죄인들이었습니다. 어디하나, 하소연 하고 받아줄 때 없어지는 공간에서, 요즘 세상에 그저 목소리 하나 듣고 찾아올 사람이 어디 있으며, 그것도 몸과 마음 하나 가누기 힘든 이들이 더 열성적으로 찾아온 것을 저는 감사해야 했습니다. 사람은 살면서 누군가를 그리워하게 마련입니다. 하지만 그 상대가 내가 꼭 예상한 사람들만 오리라는 법은 없습니다. 오히려 예상 못한 데에서, 더 큰 기쁨이 올 수 있습니다. 그 문을 활짝 여는 우리가 되어야 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