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례미사

2012. 10. 14. 오후 8:4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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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례 미사 강론(복음: 마르 15,33-39; 16,1-8)

낮 열두 시가 되자 어둠이 온 땅에 덮여 오후 세 시까지 계속되었다. 오후 세 시에 예수님께서 큰 소리로, “엘로이 엘로이 레마 사박타니?” 하고 부르짖으셨다. 이는 번역하면, ‘저의 하느님, 저의 하느님, 어찌하여 저를 버리셨습니까? ’라는 뜻이다. 곁에 서 있던 자들 가운데 몇이 이 말씀을 듣고, “저것 봐! 엘리야를 부르네.” 하고 말하였다. 그러자 어떤 사람이 달려가서 해면을 신 포도주에 적신 다음, 갈대에 꽂아 예수님께 마시라고 갖다 대며, “자, 엘리야가 와서 그를 내려 주나 봅시다.” 하고 말하였다. 예수님께서는 큰 소리를 지르시고 숨을 거두셨다. 그때에 성전 휘장이 위에서 아래까지 두 갈래로 찢어졌다. 그리고 예수님을 마주 보고 서 있던 백인대장이 그분께서 그렇게 숨을 거두시는 것을 보고, “참으로 이 사람은 하느님의 아드님이셨다.” 하고 말하였다.

모든 그리스도교 장례식은 십자가 아래에서 거행됩니다. 그리고 십자가는 죽은 이의 시신보다 앞서서 행렬합니다. 십자가는 죽음이 뭔지를 말해줍니다. 아무 것도 없이 외롭고 비천해 보입니다. 하지만 쓸쓸한 십자가를 바라보며 죽음이란 당신께 팔을 벌리는 아이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제 어떻게 할 수도 없기에 오직 당신만이 받아주셔야 가능하다는 그 팔 벌림 말입니다.

우리는 방금 십자가에 관한 말씀을 들었습니다. 예수님은 고통스럽게 죽으셨습니다. 그렇지만 하느님의 아들은 자신을 위해서는 아무 것도 남겨 놓지 않으셨습니다. 그럼 고 베드로 아버님도 우리를 위해 아무 것도 남기지 않으셨던 것일까요?

돌아가시기 하루 전인 12일 아침 9시경, 저는 한전병원으로 병자성사를 갔습니다. 그 때 베드로 형제님은 앉아서 간단한 의사표현을 하실 정도였습니다. 하지만 약에 취해 계셨던지 행동이 자연스럽지는 않아 보였습니다. 성체인지도 잘 모르시는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병자성사이기에 성체로 힘을 얻기를 바라며 영해 드렸습니다. 그러나 그것이 마지막 노자성체가 될 줄은 저도 몰랐습니다. 병실이 답답하다면서 자꾸 휠체어를 보면서 ‘나가자’ 고 말씀하실 정도로 양호하셨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러나 그 다음날, 이 비보를 접하면서 주님께 간다는 것이, 우리가 예상하는 것과는 참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7년 가량의 기간동안 입원과 퇴원을 반복하는 시간은, 마치 십자가의 길처럼 힘든 길이었을 것입니다. 십자가에서 펼쳐 보이신 구세주의 양팔처럼 고통과 병마 속에서 가신 길은 분명 고통의 길이었습니다. 그리고 이를 바라보는 가족도 쉽지만은 않은 시간이었습니다. 그러나 이렇게 갑자기 돌아가신 모습 속에서 저는 예전 라틴 문구가 떠오릅니다. ‘HODIE MIHI, CRAS TIBI’ 지금 여기에 내가 누워있지만, 내일은 네가 누우리라... 누구도 갑작스럽다고 할 수 없는 죽음을 고 베드로 아버님은 그렇게 가르쳐 주고 계셨습니다.

조용한 가운데 고 베드로 형제님을 생각합니다. 지금 이렇게 헤어짐이 진정한 의미의 이별이 아니요, 주님께서 부활하신 것 같이 우리도 죽었다가 다시 부활하여 만날 것임을 믿는 사람들입니다. 그러기에 다시금 만날 날을 기대하며 먼저 주님의 품에 안기신 사랑하는 (고 베드로) 형제님이 주님의 품에 잘 안길 수 있도록 기도해야 하겠습니다. 주님 ! ( 고 베드로 )형제에게 영원한 안식을 주소서. 영원한 빛을 그에게 비추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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