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30주간 월요일. 에페소 4,32-5,8; 루카 13.10-17
얼마 전 아는 수녀님의 도움으로 성격유형 검사를 받았습니다. 하나만 받기 도 쉽지 않은 검사인 MBTI, MMPI, 에니어그램을 한꺼번에 3종 세트나 받은 겁니다. 그런데 제가 예전과 다르게 변해 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믿지 않으실 수도 있겠지만, 우선 외향적인 성격이 내향적으로 바뀌었고요. 와일드 했던 과거와 다르게 여성적인 섬세한 치수가 올라가 있었습니다. 그러면서 한쪽 방향에 치우치지 않게 균형적으로 골고루 편성된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처음에 든 생각은 ‘내가 변했네?’ 였습니다. 30여 년간 가져왔던 면과 전혀 다른 결과를 보며, 이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고민이 되었습니다. 그러다 문득 든 생각이 ‘아~ 현재 내가 갇히지 않는 삶을 살고 있구나~’ 라는 생각이었습니다.
오늘 예수님은 안식일에 사람을 고치십니다. 그분이 그 날이 무슨 날인지 몰랐겠습니까? 그렇게 해주면 어떤 파급효과가 올 지 몰랐겠습니까? 그런데도 감행하시면서 “안식일일지라도 그 속박에서 풀어주어야 하지 않겠느냐?” 하십니다. 처음에 이 복음을 묵상할 땐 남을 도와주어야 한다는 차원이 보였습니다. 하지만 조금 더 들어가 보니, 남을 도와주려면 자기가 세운 기준부터 초월할 줄 아는 삶이 되어야 한다는 걸 보게 되었습니다. 어릴 때 어른만 되면 다 되는 줄 알았습니다. 자유롭게 술도 마시고, 늦게 집에 들어가고, 성인영화도 보고... 하지만 어른이 되어보니 자기가 살기 위해 뭔가 틀을 세우고 있음을 볼 수 있었습니다. ‘이럴 땐 이래야 내가 다치지 않는다. 이렇게 해야 오해를 사지 않는다. 남의 입에 오르내리지 않도록 처신하는 방법’ 등을 말이지요.
잘 아는 수도자 분과 얘기를 나누다가 그 분이 이런 말을 하였습니다. ‘처음 수도원에 왔을 때보다 지금이 더 좋아요.’ 이 말이 그저 종신서원을 받고 난 후라서 하는 말은 아닐 것입니다. 아마도 본인 자신이 성장되었음을 깨달았기 때문일 것입니다. 독서에 “사랑받는 자녀답게 하느님을 본받는 사람이 되십시오.” 라는 말씀 속에서, 내가 세운 뭔가에 갇혀 있기보다 그동안 만나지 못한 다양한 모습을 내 안에서 발견하면서 기쁨을 얻어야 하겠습니다. 그럴 때 만나지 못한 하느님의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