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29주간 화요일. 에페소 2,12-22;루카 12,35-38
여기 계신 분들 중에 가정을 갖고 계신 어머님들께 여쭤보겠습니다. 남편이 늦게 들어오건 빨리 들어오건 간에 관계없이, 언제라도 밥을 차려달라면 군말 없이 차려주십니까? 사실 이 질문에는 전제사항이 하나 필요할 지도 모릅니다. 내가 그 때 기분이 좋은가? 아닌가? 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전제가 말입니다. 아무리 부부라도 어떤 상황에 닥치게 되면 쉽지 않을 수도 있는 일이 루가 복음 11장에도 나와 있습니다. 밤 늦게 친구가 갑자기 빵 세 개만 꾸어달라는 이야기. 혹시 기억하십니까? 거기 이런 말씀이 나옵니다. “귀찮게 굴지 말게. 벌써 문을 닫아걸고 아이들도 나도 다 잠자리에 들었으니 일어나서 줄 수가 없네.' 하고 거절할 것이다.” 라고 말이지요. 그런데 오늘 복음은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주인이 밤중에 오든 새벽에 오든 종들의 그러한 모습을 보게 되면, 그 종들은 행복하다.” 아니 갑자기 오면 준비하기도 바쁜데 뭐가 행복하다고 하는 것일까요?
여러분 이런 거 체험해 보신 적 있으십니까? 기도를 했습니다. 어떤 성경 말씀을 읽고 묵상을 했습니다. 그런데 뭐가 뭔지 모르겠던 적이 있으실 것입니다. 무슨 말씀을 하고픈 것인지 감(感)을 잡기조차 어려웠던 적 말이지요. 그래도 할 일이 있기 때문에 기도를 마친 후 일을 하는데, 갑자기 그 말씀이 무슨 뜻인지 알게끔 떠오르는 그런 체험, 혹시 그런 거 체험해 보신 적이 있으신지요. 저는 이런 기억이 많이 있습니다. 기도를 했지만 잘 모르겠던 것이 길 가다가, 화장실에서, 밥 먹다가, 전혀 복음과 상관없는 다른 책을 읽었는데 그 것과 연결이 되는, 그런 체험들 말입니다. 그야말로 갑자기 밤중에 오든, 새벽에 오든.. 그런 느낌이지요. 저는 그럴 때 감사할 수 밖에 없는데요.
이런 체험을 위해서는 내가 주님과 어떤 연결이 되고 있었던가를 알 필요가 있습니다. 독서에 이런 말씀이 나옵니다. “그리스도 안에서 전체가 잘 결합된 이 건물이 거룩한 성전으로 자라납니다.” 처음에 하느님이 누군지도 몰랐던 우리가 그 분의 말씀과 몸을 모시면서 내가 자랍니다. 그러면서 세상을 보면서 하느님의 메시지를 떠올리는 사람이 됩니다. 이만하면 그분과 좋은 관계 맺음이 아니겠습니까? 그런 시간이 되시길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