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성모신심미사

2012. 11. 2. 오후 10:4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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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복되신 동정마리아 신심미사. 이사야 66,10-14;요한 2,1-11

예전에 제가 청년 성가대에서 활동할 무렵이었습니다. 성가대 자리가 제일 뒤이다 보니까 별별 상황이 벌어지는 것이 눈에 다 보입니다. 그 당시 그 성당은 아직 유아실이 없었기 때문에 아이가 울면, 엄마가 아이를 그대로 안고 밖으로 나가거나 해야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저는 항상 그렇듯 미사 때 뒤에 앉아 있었습니다. 어린 아이를 안고 있던 어떤 자매님이 제 바로 앞 3m 앞에서 미사를 참례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미사 도중 갑자기 애가 울음을 터뜨리려고 하는 찰나였습니다. 이에 엄마는 그걸 놓칠세라 바로 아이의 입 안에 ‘바나나 킥’ 이라는 과자를 쑤셔 박았습니다. 당연히 애는 순간 눈에 웃음을 띠며 잠잠해졌습니다. 저는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 엄마의 센스, 일이 벌어지기 전에, 먼저 일을 취하는 그 행동이 참으로 놀라웠습니다. 엄마는 다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오늘 복음에 이런 말씀이 나옵니다. “아직 저의 때가 오지 않았습니다.” 라는 말에, 성모님은 “무엇이든지 그가 시키는 대로 하여라.” 하십니다. 이것만 놓고 볼 때, 이 두 분이 대체 뭘 하시겠다는 것인가? 는 의문이 들기도 하지만, 한편 놓고 본다면, 사랑이라는 작은 바람결도 놓치지 않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순간 잔치 분위기가 어그러질 수 있는 상황을 그 전에 미리 파악하여 돌려놓는 센스는 아무나 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독서에 나오듯 “어머니가 제 자식을 위로하듯 내가 너희를 위로하리라.”는 말씀 속에서 어머니는 애가 어떤 상황인지 알기에 자식을 달랩니다.

똑같아 보이는 자식의 울음도 이게 배고픈 것인지, 아픈 것인지, 용변을 본 것인지, 엄마는 알아차립니다. 그러한 작은 융털 같은 미세한 사랑을, 어머니도 예수님도 그냥 무시하지 않습니다. 여기에 자기 계획 없는 사람 어디 있겠습니까? 그로 인해 그 계획에 차질이 생긴다 하더라도 두 분은 기꺼이 떠안습니다. 아까 그 엄마에게 ‘
성당에서는 먹을 것을 먹이면 안 된다.’ 고 누가 말할 수 있겠습니까? 오히려 전례가 잘 이뤄질 수 있도록 만든 그녀에게 지혜롭다고 말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우리가 하고 있는 사랑이 어떤 상태인가 잘 봐야 하겠습니다. 그런 미세한 사랑이 서로를 살리기 때문입니다.

댓글 1

  • 2012년 11월 2일 오후 11:53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