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19주일

2012. 8. 11. 오후 8:58:24

글자

연중 19주일 미사. 열왕기 상, 19,4-8; 에페 4,30-5,2; 요한 6,41-51

  제가 가끔하는 행동이 하나 있습니다. 그게 뭐냐하면 인근에 있는 마트나 백화점에 가는 것입니다. 말 그대로 간다고 말씀드렸지, 꼭 그 때마다 물건을 산다는 것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그렇게 구경을 가면, 재미있는 것들이 많이 있습니다. 신제품도 있고, 신기한 것도 많고, 예전에 없던 것이 나와서 생활하는데 편리해 보입니다. 구경하면서 이런 것을 느꼈습니다. 예전에는 배고프면 꼭 을 먹어야 했습니다. 그게 없으면 상점에는 라면이나 죽 외에 달리 대신할 것이 별로 없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밥을 대용할 식품이 많습니다. 그러다보니 밥의 중요성이 점차 사라집니다. 마찬가지로 우린 영적인 것에 관심이 많아야 하는 사람들입니다. 그런데 그 영적인 허기를 어떻게 달래고 있습니까? 혹시 다른 것을 통해 채우려 들었던 것은 아닙니까?

  많은 이들이 기도를 해야 된다는 사실은 알지만, 솔직히 그 맛을 잘 모르겠다는 사람이 많고, 쉽게 와 닿지도 않는다고 말씀들을 합니다. 그렇다면 여러분의 영적인 허기를 어떻게 채우십니니까? 아마 여러분도 많이 해보셨을 것입니다. 그 대체용품은 다음과 같습니다. ‘시간이 많이 투자되는 취미생활, 남들처럼 먼 곳에 여행가기, 과도한 TV보기, 다른 사람과 수다떨기, 인간 관계속에서 내 사람 만들기, 일을 통하여 푸는 일 중독, 하느님의 맛을 잘 못 느낀 사람들이 하는 다양한 패턴을 볼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왜 이런 행동을 반복하고 있을까요? 그 이유는 내가 살면서 뭔가를 자꾸 해야만 한다고 느끼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우린 인생을 살면서 무엇 무엇을~하는것에 익숙해 있습니다. 능동적으로 움직이는 것만이 가치가 있고, 능동적으로 무엇을 해야만 성공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랑도, 용서도, 기도도.. 자기 힘으로 할 수 있는 것처럼 생각을 합니다. 그래서 기도를 통해, 자기가 목표한 지점에 산 정상 오르듯이 그렇게 도달하려고 듭니다. 하지만 다른 것과는 달리, 신앙의 삶은 자신의 능력으로만 도달되는 것이 아님을 실감하는데요. 그래서 복음 말씀에 이렇게 나오고 있습니다. 나를 보내신 아버지께서 이끌어 주지 않으시면 아무도 나에게 올 수 없다.” 하지만 이와 반대되는 생각을 가질 수 밖에 없었던 이유란, 우리의 평상시 삶이 그래왔고, 몇 십년 동안 그런 교육을 받아왔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사람이란, 자신이 이룰 수 없는 일을, 자신의 능동적 힘에 의지하여 설계하고, 밀고 나가면서 한없이 쫓기게 되고요. 설계한 것을 이루지 못해서 초조해 하고 실망하고 좌절합니다.

  이제민 신부님의 저서인 3의 영성을 보면 이런 말이 있습니다. 1의 인생이 능동의 영성에 바탕을 둔 것이라면, 2의 인생은 능동의 영성이 지닌 한계를 체험하는 기간이고, 3의 인생은 수동의 영성에 바탕을 둔 인생이라고요. 뭔가를 기다리고 수동적인 삶의 모습이 그저 실패자처럼 여겨지십니까? 사실 제대로 기도를 하려면 시작해야 할 것이 하나 있습니다. 마치 사막을 서 있는 것처럼, 허허벌판에 놓인 것처럼, 모든 것을 내려놓고 공허하게 서 있어야 함을 실감해야 합니다. 그제서야 참다운 맛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예를 들자면 이렇습니다. 여기에 여러 가지를 많이 먹어 배탈이 난 사람이 하나 있습니다. 이 사람이 약물에 의존하지 않고, 손쉽게 낫는 방법이 뭐가 있습니까? 그렇습니다. 굶는 것입니다. 몸 속의 찌꺼기를 빼내기 위해 음식을 끊어야 합니다. 그럴 때 몸의 노폐물과 독소는 사라집니다.

어 쩌면 우린 그동안 너무 좋아하는 것만을 찾아다녔는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그 좋다는 것을 찾아다녀보니, 나도 모르게 하느님을 멀리하게 되었고, 성체를 모셔도 성체가 무엇을 의미하는 지 모르는, 무감각 증상이 생겼으며 하느님이 먼저 오셔야 기도가 된다는 사실을 모르고, 그저 내 힘으로 능동적으로 기도를 해야 한다고 여겼습니다.

  사랑하는 목동본당 교우 여러분..

오늘 복음에 빵이 오십니다. 나는 생명의 빵이다.” 라면서 당신이 직접 와 주십니다. 독서의 엘리야 예언자도, 하느님이 주시는 빵을 받아먹고 기운을 차립니다. 이처럼 모든 것의 시작은, 당신이 와 주셔야만 가능합니다. 주님께서 제게 와 주셔야 가능합니다.’ 라고 당신을 먼저 초대해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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