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 장례 - 레지오 장례-
죽음이란 과연 무엇일까요? 한 사람의 죽음이 나의 삶에 어떤 파장을 일으키겠습니까?
왕오천축국전을 지었던 신라 시대의 승려 혜초는 어느 절에서 입적한 이름 모를 승려를 바라보며 이렇게 애도했다고 합니다. ‘신령스런 그대, 영혼은 어디로 가는가? 옥 같은 용모가 재가 되다니. 생각하면 슬픈 마음 간절하거니, 그대 소원 못 이룸이 못내 섦구나... 그러면서 마지막을.. “누가 고향 가는 길을 알리오. 돌아가는 흰 구름만 부질없이 바라본다’” 라면서 인간 존재의 불안을 토로했다고 하는데요.
신라시대 승려 혜초는 살아있는 모든 것에 대한 불안을 이야기 하였습니다만 우리는 박 안젤라가 주님에 품에 안겨 영원히 살리라는 희망을 품습니다. 오늘 복음에 “아버지께서 내게 맡기시는 사람은 누구나 나에게 올 것이며 나에게 오는 사람은 내가 결코 외면하지 않을 것이다” 라면서 이미 예수 그리스도께서 보여 주신 삶이, 우리 신앙의 근간으로 자리 잡고 있기 때문입니다.
안타깝게도 박 안젤라는 급작스런 심근경색이 찾아와 우리 곁을 떠나게 되었습니다. 아직 더 활동할 수 있는 연세이셨지만 그동안 보여줬던 레지오와 성모회 활동을, 이제 당신의 품에서 하라는 뜻인가 봅니다. 주님이 마련해주신 그 곳은 아마도 더 편안하고 즐겁게 기도하는 곳일 것입니다.
이처럼 우리의 신앙은 죽음을 통하여 새로운 삶으로 옮아갑니다. 비록 더 이상 같은 공간에 함께 하지는 못하지만, 박 안젤라는 주님께서 마련해주신 그 곳을 먼저 살면서, 우리와 곧 만나기를 희망하고 있을 것입니다. 그리하여 이제 이 죽음은 새로운 단계로 넘어갑니다. 그런 새로운 단계와 더불어 박 안젤라를 위해 지금처럼 깃발을 들며 기도하는 우리의 이웃이 있는 한, 그녀의 죽음은 외로운 죽음이 아니라 그야말로 주님의 품에 잘 안기길 바라는 우리 모두의 기원의 현장이 되고 있습니다.
박 안젤라를 사랑했던 유가족 여러분과 여기 오신 모든 분들.. 그녀를 위해 더 많은 기도를 부탁드리며 참된 부활의 삶으로 가도록 기도해야 되겠습니다.
“주님, 박 안젤라 자매에게 영원한 안식을 주소서.”
영원한 빛을 그에게 비추소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