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례미사 강론...
돌아가신 주 마리아님을 뵈오면서, 예전 아흔이 넘어서 돌아가셨던 저의 할머니가 생각이 납니다. 그러면서 예전 보았던 ‘집으로’ 라는 영화가 생각납니다. 영화에서 철없는 손자는 경제사정으로 인해 엄마와 떨어지면서 외할머니의 손에 맡겨집니다. 하지만 자꾸 엄마가 보고 싶다면서, 외할머니를 그렇게도 괴롭힙니다. 하지만 헤어질 때가 되자, 결국 외할머니를 그리워하는 영화였는데요. 이제 주 마리아님은 당신 곁에 가시기에,.더 이상 그 분을 골탕 먹일 수도, 괴롭힐 수도 없는, 이제는 그리워해야 할 분으로 남게 되었습니다.
사제로서 봉성체를 하다보면 많은 어르신들을 만납니다. 그분들의 하루하루의 삶은 참으로 무료하게 보여집니다. 예전 같지 않는 몸놀림, 반복되는 어지러움, 온 몸은 저리고 쑤십니다. 게다가 입맛은 쓰다고 말씀하시면서, 무엇을 먹고 싶다는 생각도 나지 않는답니다. 게다가 가족들은 늙었다고 살갑게 대화에 끼어주지도 않습니다. 고통 중에서 연속되는 매일의 생명연장은, 분명 괴로움의 시간일 것입니다. 그런데도 우린 그것을 잘 모릅니다. 그분들이 참으로 외롭다는 것을.. 그저 우린 늙으셔서 그런가보다... 넘기기 일쑤이지요.
살아 생전 김수환 추기경님은 ‘고맙습니다. 사랑하십시오’ 란 유언을 남기셨습니다. 우린 이제 남아 있는 가족, 친지, 이웃들이 서로에게 관심을 가지는, 진정한 사랑으로 거듭나야 하겠습니다. 늙음과 젊음은 그저 시간 차이일 뿐입니다. 하지만 느끼는 감정은 모두 똑같지요.
또 하나의 영혼이 피었다가 다시 당신 곁으로 돌아갑니다. 비록 주 마리아 자매님은 가시지만, 당신의 죽음으로, 남아있는 가족들에게 살아 생전 사랑이 얼마나 중요한 지 깨닫게 해 주었습니다. 그리고 이제 그것을 그리워하게 되었습니다.
이별의 고통은 아프지만, 그로 인해 남아 있는 서로의 삶에, 사랑을 결심하게 만들어준 주 마리아 할머니의 가르침을 잘 알아들어야 하겠습니다.
† 주님.. 주 마리아에게 영원한 안식을 주소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