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12주간 토요일. 애가 2,2-19;마태 8,5-17
여러분이 하느님께 기도를 하고 나서, 그 기도가 어떻게 이뤄지는 것 같습니까? 단순히 이뤄지느냐 아니냐?를 이야기 하는 것이 아닙니다. 무슨 말씀이냐 하면 기도가 이뤄지는 과정에도 흐름이 있고요. 꽃이 열리듯, 기도가 이뤄지는 과정의 시간이 필요합니다. 게다가 그 열리는 방식이라는 것도 꼭 내가 알던 방식으로만 이뤄지지 않습니다. 전혀 생각지 않은 방향으로 열리기도 합니다. 예전 수학을 배웠던 기억을 되살려 보시기 바랍니다. 수학에는 많은 과(果)가 있습니다. 집합과 명제부터 시작하여 많은 단원이 있습니다. 문제가 나오면 그 과에서 가르쳐주는 공식에 대입하여 풀면, 답이 나온다고 책 뒤에 모범답안에는 나와 있습니다. 그런데 꼭 그 모범답안대로 풀지 않아도 답은 나옵니다. 예를 들자면 방정식이라는 과에서 모범답안은 방정식을 푸는 공식에 숫자를 대입해 풀라고 나와 있습니다. 그런데 숫자가 아닌, 그림과 그래프를 이용하여도 답은 나옵니다. 즉 함수를 이용해도 답이 나온다는 것이지요. 갑자기 무슨 말일까 의아하실 수 있는데요. 제가 말씀드리고픈 것은 이것입니다. 하느님이 기도를 들어주시는 방향이 꼭 내가 예상한 방향대로만 열리지는 않는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3차원의 세상을 삽니다. 3차원은 선과 면이 포함된 공간이 있는 차원입니다. 그런데 물고기는 2차원의 세상을 산답니다. 물에서 꺼내놓으면 사람이 사는 차원과 다르기에 사물을 보더라도 왜곡되게 본다는데요. 마찬가지로 우리의 차원을 넘어서는 곳에 계시는 하느님의 은총이 꼭 내가 알아들을 수 있게만 온다는 발상 자체는 무리가 있다는 말입니다. 하느님은 우리의 차원을 넘어서시어 계시는 분이기 때문입니다.
오늘 독서에 “주님께 소리 질러라. 주님 면전에 네 마음을 물처럼 쏟아 놓아라” 라면서 계속 청원기도를 드리라고 말하고, 복음에도 “이사야 예언자를 통하여 “그는 우리의 병고를 떠맡고, 우리의 질병을 짊어졌다.”는 말씀이 이루어지려고 그리된 것이다.” 말씀처럼 당신은 우리의 방식을 넘어서는 방식을 쓰시기에, 내가 드린 기도가 꼭 내가 예상한 방식으로만 이뤄지지 않는다는 것을 알아야 하는데요. 그동안 나는 하느님을 어떤 수준으로 알아들었습니까? 단순한 믿음에서 기적은 시작되기에 잘 맡기며 가야 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