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 6주일

2012. 5. 12. 오전 11:5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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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 6주일 미사. 사도10,25-48;요한1서 4,7-10;요한 15,9-17

  찬미 예수님. 일주일 동안 교우 여러분 안녕하셨습니까?

이제부터 제가 하는 얘기에 잠시 따라주시기 바랍니다. 자~ 잠시 눈을 감아 주시겠습니까? 눈 감는다고 해서 여러분 지갑에 있는 거 가져갈 것도 아니니까 걱정하시지 마시구요.~ 우리가 믿는 신앙은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을 묵상하고 그 분의 사랑에 대해 실천하며 행동하는 신앙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여러분은 거의 일주일 만에 다시 미사에 참례하셨습니다. 하루는 24시간이요, 일주일은 168시간입니다. 그렇다면 168시간 동안 상대방을 향해 사랑을 어떻게 하신 것 같습니까? 상대방이 얼마나 좋아하던가요? 또 나는 어떤 노력을 기울이셨습니까?...... 예~ 다시 눈을 떠 주시고요. 여러분이 아시는 시인 중에 ‘고은’ 이란 분이 있습니다. 이 분이 쓴 시 중에 이런 글이 있음을 발견했습니다. “그대를 사랑한다며 나를 사랑하였다.. 이웃을 사랑한다며.. 세상을 사랑한다며 나를 사랑하고 말았다.” 노(老)시인의 탄식어린 시구를 읽으며 그럼 나도 깨끗한 사랑을 하고 있었나? 하는 물음이 떠올랐는데요.

  얼마 전 보았던 ‘건축학 개론’ 이란 영화에 이런 대사가 있었습니다. 친구인 납득이가 자기 이상형은 ‘이쁘고 착한 여자’ 라고 말합니다. 그러자 친구인 승민이 대꾸합니다. “야 그런 애가 어디있냐?” 그러자 납득이가 말합니다. “왜 없냐? 자 봐라.. 지금 네 앞에 이쁜 애 10명이 있어..그런데 거기서 착한 애가 있는거야.. 그럼 걔가 이쁘고 착한 애지..” 이렇듯 남자는 여자를 사랑하기 시작할 때 대부분이 외모에 집착합니다. 하지만 힘든 일이 닥칠 때 그 여자의 마음까지 안아주지 못합니다. 왜냐하면 사랑을 시작할 때부터 이미 자기를 더 사랑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나의 만족을 더 크게 생각하고 있었으니까요. 여자도 마찬가지입니다. 한 남자를 사랑합니다만 좀 지나 실망합니다. 왜냐하면 그 남자가 나의 기대를 채워주지 못하고 있으니까요. 결혼을 하여 자녀를 낳고 많은 정성을 기울이며 키우지만, 자녀가 부모의 원하는 바를 채워주지 못할 때, 여러분은 어떻게 대처하십니까? 짜증을 내십니까? 대신 남편에게 화풀이를 하십니까? 내가 원하는 바가 이루어지지 않는다고 화를 내고 있다면 참된 사랑이라고 할 수는 없는데요. 그럼 우린 어떻게 사랑해야 할까요? 사실 우리는 사랑을 잘하려고 이 신앙을 택했습니다. 우선 그 분이 주신 십계명 자체가 ‘사랑’ 만을 이야기 하고 있으니까 말입니다.

  오늘 2독서에 이런 말씀이 나옵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사랑은 하느님에게서 오는 것입니다. 사랑하는 이는 모두 하느님에게서 태어났으며 하느님을 압니다.” 내가 사랑할 줄 아는 사람이라고 주장하면면서, 실제로 하느님을 잘 모르고 있다면 나는 사랑의 원천에 대해 잘 모른다고 시인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럼 하느님은 어떻게 사랑을 하셨습니까? 여러분 중에 애완동물 키우시는 분 계십니까? 개가 되었든 고양이건 간에 내가 키우는 애완동물이 너무 사랑스러워 개나 고양이가 되고 싶은 분.. 손 들어보십시오. 황당하게 들리십니까? 아무도 개가 되고 싶어하지 않습니다. 그냥 변치 않는 내 위치에서 개가 이쁘게 있길 바랍니다. 그런데 당신은 달랐습니다. 당신은 우릴 너무 사랑하신 나머지, 신(神)인 당신께서 일부러 사람이 되어 주십니다. 게다가 죄 없는 분이 죄 있는 우릴 위해 목숨까지 바치십니다. 이게 내가 하는 사랑과 하느님이 하는 사랑방법의 차이입니다.

 

사랑하는 수유동 본당 교우 여러분

오늘 복음에 이런 말씀이 나옵니다. “내가 내 아버지의 계명을 지켜 그분의 사랑 안에 머무르는 것처럼 너희도 내 계명을 지키면 내 사랑 안에 머무를 것이다.” 그분이 주신 계명은 짧지만 헤아릴 수 없는 깊이가 숨어있습니다. 그 깊이를 탐구하고 들여다보는 내가 될 때, 그저 예전 하고 있던 사랑방식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그저 내 만족의 추구가 아닌, 진정 그를 위한 사랑을 해줄 때, 내가 살고 있는 이유도 더불어 알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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