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녀 아녜스 동정 순교자 기념일

2012. 1. 20. 오후 11:17:53

글자

성녀 아녜스 동정 순교자 기념일. 2사무1,1-27;마르 3,20-21

 예전 제가 신학생 때 일이었습니다. 가끔 피정을 위해 수도회에 계신 분이 오셔서 강연을 하곤 하시는데 그 날 따라 예수회의 관구장 신부님이 오셨습니다. 그분은 강연의 첫 서두를 이렇게 꺼내셨습니다. ‘여러분은 생물학적으로 정상인들이 아닙니다.’ 생각해보니 그럴 듯 했습니다. 사람이라면 동물들처럼 자기 짝을 만나 결혼을 하고 자손도 낳으면서 사는 것이 정상인들의 모습입니다. 하지만 천주교의 신부님이나 수녀님들은 그렇지가 않습니다. 순결, 동정 서원을 하면서 자녀를 낳을 수 있는 몸인데도 그것을 거부합니다. 그래서 군대에 간 신학생들은 이런 문제 때문에 봉변을 당하곤 합니다. ‘너 고자냐?’ 는 이런 질문까지도 듣는데요. 하지만 세상에서 그런 취급을 받을지 언정 실은 어느 삶보다 숭고하지요.

 오늘은 성녀 아녜스 동정 순교자 기념일입니다. 아녜스 성녀의 순교시기는 13세 정도였다고 나와 있습니다. 하지만 외모는 여느 탤런트 못지않게 아름다웠나 봅니다. 당연히 꽃이 아름다우면 벌이나 파리가 꼬이지요. 그녀 주위에도 남자들의 온갖 구애요청이 들어옵니다만 까딱도 하지 않습니다. ‘예수 그리스도 외에 다른 배필은 필요없다.’ 고 말했기 때문입니다. 오늘 복음에 예수님의 친척들이 예수님이 미쳤다는 소문을 듣고 찾아옵니다. 혼자 살면서, 복음 전파하고, 하고 다니는 행색도 초라했으니 그러했겠지요. 하지만 하나만 바라볼 때, 오히려 그것이 자신과 다른 사람들을 살리고 있었는데요. 제자들이 부르심을 받을 때 이런 모습이 나옵니다. ‘그물을 버리고, 아버지와 가족을 버리고, 삵꾼도 버리고’ 자신의 삶의 근간이라 생각했던 것들을 다 버립니다. 하지만 그럴 때 그들은 사도로 거듭납니다.

 조금 있으면 봄이 옵니다. 이사를 하거나 집 정리를 하는데요. 어쩌면 이때가 기회일 것입니다. 뭔가를 버릴 수 있는, 처분할 수 있는 기회 말입니다. 마음도 짐도 정리할 수 있으니 말입니다. 혹시 당장 못 버리겠다면 지금부터 LIST를 마련해 보시겠습니까? 그렇게 버릴 것을 버려갈 때, 나는 예전보다 더 한 곳으로 집중할 수 있을 것입니다.

댓글 0

첫 댓글을 남겨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