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 없는 아기 순교자들 축일. 요한 1서 1,5-2,2;마태오 2,13-18
혹시 올해 개봉된 영화중에 보신 것 있으십니까? 올해 최고의 문제작이며 법까지 만들어져 한 학교를 폐교까지 이르게 한 영화가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바로 ‘도가니’ 라는 영화입니다. 광주 인화학교라는 특수학교 장애아들의 성폭력 사건을 다룬 영화였는데요. 세상에서 가장 약한 어린이, 그것도 장애아를 대상으로 한 그 영화를 보면서 내내 불편한 마음을 감출 수 없었습니다. 그 영화는 두 번 놀랍니다. 하나는 교사들이 장애학생을 짓밟는데 놀라고 또 하나는 가해자들에게 관용을 베푸는 법조인들에게 놀라기 때문입니다. 그런 어른들을 보면서 제가 주민등록증상의 어른이란 사실을 다시 알게 되었습니다. 세상을 바꿀 수는 없어도 하나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사람이었지만, 저는 그동안 너무 조용히 살았기 때문입니다. 우리 동네 일이 아니라고 말이지요. 게다가 어제 뉴스에는 대전 장애아 학교에서 비슷한 사건이 벌어졌지만 판결은 그저 보호처분에 그쳐 버렸고, 학교 폭력 사건은 계속 이어지지만 그저 쉬쉬하기에 바쁜 어른들의 모습을 보고 있는데요. 그런데 이런 사건이 오늘 복음과 맞닿아 있음을 보면서 많은 것을 생각하게 만듭니다.
오늘 복음의 헤로데는 베들레헴과 그 온 일대에 두 살 이하의 사내아이를 모조리 죽여 버립니다. 자신을 지키기 위하여 말이지요. 저를 비롯하여 여기 계신 남성분들은 특히 학교 폭력을 경험한 이들입니다. 하지만 ‘어릴 땐 다 그런 거지’ 하면서, 그런 사건이 터지면 당연하다 여기고, 서로 입막기에 바쁜 것이 현실인데요. 하지만 그 아픔은 계속 되풀이 되고 있습니다. 우리가 진정 신앙인이라면 이제 이런 사슬을 끊을 때가 왔습니다. 가린다고, 덮는다고 해결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헤로데를 보십시오. 자기의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애쓰는 가련하고 불쌍한 모습을 말입니다.
오늘 독서에 이런 말씀이 나옵니다. “우리가 우리 죄를 고백하면 그분은 성실하시고 의로우신 분이시므로 우리의 죄를 용서하시고 우리를 모든 불의에서 깨끗하게 해주십니다.” 이제 우리 안에 잠자고 있는 헤로데를 끄집어 내어 주님 앞에 세워야 하겠습니다. 나의 잘못을 인정할 때에야 비로소 참다운 사람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 모두 어른다운 어른이 되어야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