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림 2주간 월요일. 이사야 35,1-10; 루카 5,17-26
예전 본당에서의 일입니다. 그 곳 주일학교에서는 첫영성체 교육을 가정교리로 하고 있었습니다. 이 교리는 인보성체수녀원이 만든 건데요. 먼저 부모가 교리교육을 받고요. 그 내용을 아이에게 가르쳐줍니다. 다시 아이는 교회에서 똑같은 내용을 반복해 듣는 방식인데요. 이것은 교리를 아이 뿐만 아니라 부모도 같이 받아서 첫영성체만 받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성가정이 이뤄지도록 하는 것이 목표인데요. 그런데 그 대상자 중에는 자폐증에 걸린 초등학교 6학년 남자 어린이가 있었습니다. 엄마의 숭고한 노력으로 인해 1년 간의 긴 시간을 잘 버텨낼 수 있었는데요. 하지만 사고는 첫영성체 당일날 터지고야 말았습니다. 성체를 모셔야 하기 때문에 엄마는 그동안 연습을 시킨다고 하얗고 둥글게 생긴 뻥튀기를 사다가 집에서 계속 먹이면서 그 맛을 입력시켰던 모양입니다. 하지만 정작 미사 때 처음 영성체를 해보니 그 맛은 다를 수 밖에 없었기에 아이는 맛이 이상하다며 울며 뱉어냈고 엄마는 상심에 빠지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성체는 제가 모셨구요. 조용히 엄마를 불러 면담을 했습니다. “아이가 성체가 뭔지 알기는 한 것 같습니까?” 그러나 들려오는 대답은 모르는 것 같다고 했습니다. 듣는 저도 안타까웠습니다. 하지만 예전 꽃동네를 떠올려보니 장애인들이 미사 때 영성체를 하던 것이 생각났고 명동성당에도 장애인 주일학교가 있기에 물어보았습니다. 아이들이 성체가 뭔지 알고 있냐는 질문에 담당 신부님은 “물론 모릅니다. 하지만 교회의 공동체원들의 믿음을 바탕으로 그들에게 세례를 허락하고 영성체를 주고 있습니다.” 하는 답변을 들려줬습니다. 물론 원칙상으로는 성체가 뭔지 헤아릴 줄 아는 사람에게만 영해줘야 하지만, 학생을 책임지고 담당하는 교사들이 있는, 특수한 경우이기에 그럴 수 있었던 것입니다.
어쩌면 오늘 복음에 나오는 중풍병자도 소문은 들었을지언정 주님이 얼마만큼 대단한 힘을 갖고 계신지 잘 몰랐을 것입니다. 그러나 지붕을 벗기고 데려온 사람들의 노력을 주님께서는 가상하게 여기고 그를 살려주십니다. 우리들 하나하나의 힘은 미약합니다. 이처럼 서로가 다른 이들을 위해 기도해 주고 있기 때문에 우린 이나마 버티며 사는 것이 아닐까요? 서로를 응원해주고 기도해주는 삶으로, 오늘도 살아야 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