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요사팟 주교 순교자 기념일. 지혜서 18,14-19,9;루카 18,1-8
가끔 내가 하고 있는 청원기도를 자세히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보통 청원기도 안에는 내가 바라는 것들을 열거해 놓고, 주님께 기도를 하면서 이루어지길 바랍니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내가 아무리 생각해도 안 되는, 내 힘으로는 절대 이루어지지 않는 것들도 기도로 바칩니다. 내 힘으로는 절대 불가하다고 여기는니까요. 그런데 혹시 기도를 하면서 ‘그것은 절대 이뤄지지 않을꺼야! 혹은 과연 이게 될까?’ 하는 단정과 반신반의를 하면서 기도하는 것은 아닙니까?
저는 한 달에 한 번 방문하는 구역 반 모임에 가는 것을 좋아합니다. 왜냐하면 교우 여러분들의 신앙이 어느 정도 발전하는 지, 현장감 있게 들을 수 있는 좋은 시간이기 때문입니다. 얼마 전 어떤 자매님 한 분이 이런 체험을 털어놓으셨습니다. 남편이 진짜 미웠답니다. 아무리 연애결혼을 했다지만 이 미움은 어찌할 수 없었답니다. 그래서 기도를 했답니다. ‘제가요, 다른 문제는 몰라도 남편을 용서하는 이 문제만큼은 죽어도 안되니까요. 저는 접어놓겠습니다. 그러니 당신이 알아서 하십시오.’ 이런 기도를 성당에서 몇 개월 째 했답니다. 그러길 2-3개월 후, 갑자기 가슴에 뜨거운 것이 내리는 것을 느끼면서 어떤 목소리가 들려왔답니다. 그것을 들은 후 자기도 모르게 무조건 "예 그렇게 하십시오~" 라는 답만을 자신이 반복하고 있더랍니다. 그분이 내린 말씀이란 것이 "그래. 내가 너의 이야기는 잘 들었다. 그런데 내가 네 안에 들어가 사랑의 성령을 통해 네 남편을 용서해주려고 하는 데..그것만큼은 할 수 있게 허락할꺼지?" 라고요. 그렇습니다. 내 의지로는 용서할 수 없어도, 그 분이 움직여주시면 기적을 볼 수 있습니다. 불가능한 것이라면 아예 그분께 맡기는 것이 중요한데요. 오늘 복음에 과부가 재판관에게 귀찮게 조르자 일은 해결됩니다. 그런데 이런 주님의 판결은 누구 하나 손해를 끼치게 만들지 않습니다. 독서에 나온대로 “당신의 명령에 따라 온 피조물의 본성이 저마다 새롭게 형성되어 당신의 자녀들이 해를 입지 않고 보호를 받았던 것입니다.”처럼 말이지요.
오늘은 요사팟 주교 순교자 기념일입니다. 리투아니아 지방의 교회를 일치시키려다 돌아가신 분이었는데요. 세상과 가족은 지금도 분열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주님의 영을 잘 받는 이라면 올바른 판결 속에서 하나가 될 수 있는데요. 그분의 손길을 끊임없이 찾아야 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