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령의 날

2011. 11. 1. 오후 11: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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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령의 날. 첫째미사

살다보면 어느 단체나 클럽에 가입해 특정의 회원만이 누리는 혜택을 받고 싶은 때가 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회원약관에 사인을 하게 되는데요. 그런데 이 약관 안에는 여러가지 항목으로 나뉘어져 있습니다. 회원의 효력은 언제까지인지, 서비스 제공의 범위는 어디까지인지, 회원의 의무는 무엇인지 자세하게 작은 글씨로 적혀 있습니다. 그런데 대다수 사람들이 이 약관이 너무 작은 글씨로 깨알같이 적혀서인지, 잘 읽어보지 않아서 만약 분쟁이 일어나면 어찌할 바를 모르는 분들이 많은데요. 하지만 잘 읽어보면 모든 것이 이 항목에 따라 내가 가입한 단체가 어떻게 움직이고, 어떤 혜택을 받게 되는지 알게 됩니다. 그렇다면 주님의 사랑을 받고 사는 신앙인인 우리는 어떤 약관에 따라 움직이는지 알고 계십니까?

오늘 복음은 어제와 같은 산상설교입니다. 진복팔단이라고 불리는 이것은 믿는 이들에게 있어 회원약관과 같다고도 하겠는데요. 하느님의 나라를 가르쳐 주는 제일 확실한 키워드요, 우리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 지 알려주는 예수님의 가장 큰 가르침입니다. 그런데 우린 사회와는 다른 차원으로 행복을 접근하는 이 수수께끼 같은 말씀 때문에 혼란을 겪는 분들이 많이 계시고 오히려 더 어려워하는 분들이 많으신데요. 왜 그렇다면 주님은 이런 알쏭달쏭한 말씀으로 행복을 말씀하셨을까요? 마태오 복음 13장에 보면 “제자들이 예수께 가까이 와서 "저 사람들에게는 왜 비유로 말씀하십니까?" 하고 묻자 예수께서 이렇게 대답하셨다. "너희는 하늘 나라의 신비를 알 수 있는 특권을 받았지만 다른 사람들은 받지 못하였다.” 고 답하십니다. 우린 이처럼 특권을 받은 선택된 이들이기에 타인들과 구분된 주님의 VIP 고객이란 것을 알아야 합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대다수 교인들은 그것을 깨닫지 못하는 모양입니다.

 그럼 신자인 우리의 회원의 의무는 무엇일까요? 그것은 당신의 말씀이 역설처럼 보이지만 실은 이렇게 살 때 오히려 하느님 나라가 보인다는 것을 말씀해주십니다. 사제로 살 때, 신학생 때 보이지 않던 것이 보이고, 엄마노릇을 할 때 엄마가 뭘 해야 하는 지 보입니다. 마찬가지로 그저 머리로만 어렵다 할 것이 아니라, 주님의 시각에서 살아볼 때 알듯 말듯 한 그 말씀이 비로소 비밀을 벗기고 스스로 문을 열어 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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