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탄 팔일 축제 내 제7일.요한1서 2,18-21;요한 1,1-18
혹시 TV에서 줄광대가 줄타기 하는 것을 보신 적이 있으십니까? 가만히 보노라면 그 줄이 계속 흔들리고 있다는 것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줄이 가만히 있으면 괜찮을텐데, 계속 흔들리니까 아슬아슬해서 못 보겠다는 분도 계신데요. 하지만 줄을 타는 광대의 입장에서는 줄이 흔들려야만 앞으로 갈 수 있다고 합니다. 오히려 줄이 가만히 있으면 다른 재주를 부리기 힘들다고 합니다.
어쩌면 기도하는 우리 신앙인도 줄을 타는 모양새로 세상을 살아갑니다. 기도를 할 때, 기도장소가 그야말로 완전한 고요의 청정무구 지역이기를 바라지만 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아무리 창문을 닫아놓아도 어느 사이에 내 마음에는 분심, 유혹, 잡념이 들어와 나의 기도를 망쳐놓는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으시니까요. 그래서 기도를 포기하는 분들도 계신데요. 하지만 마치 줄이 흔들려야 앞으로 갈 수 있는 것처럼 내가 조용하고 깨끗한 지역에 있어야만 성덕을 쌓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나를 흔드는 것을 잘 들여다 볼 때 오히려 나의 약점이 보이고 거기서 내가 해야 할 것들이 보이기 시작한다는 것을 알 때 이제 분심이나 유혹은 오히려 고마운 것으로 작용하는데요.
오늘 독서에 이런 말씀이 나옵니다. “여러분은 거룩하신 분에게서 기름부음을 받았습니다. 내가 여러분에게 이 글을 쓰는 까닭은 여러분이 진리를 모르기 때문이 아니라 진리를 알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이미 주님의 선물을 받았습니다. 그 선물이란 “그분의 충만함에서 우리 모두 은총에 은총을 받았다.” 는 오늘 복음의 말씀처럼 1년의 마지막 날, 오히려 복음은 처음 시작과 같은 복음을 들으면서 나의 마지막과 시작을 주님이신 그리스도와 함께 하는 지 살펴볼 때, 세파에 흔들리는 것 같은 두려움과 불안함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입니다. 풍랑이 배를 흔들어댔지만 오히려 예수님이 잠잠케 하심으로 주님의 참 능력을 발견할 수 있었듯이 우리도 우리의 약함 안에서 주님의 은총을 발견해야 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