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2주일

2012. 1. 14. 오후 1:44:09

글자

연중 2주일미사.1사무엘3,3-19;1고린 6,13-20;요한1,35-42

찬미 예수님. 일주일동안 교우 여러분 안녕하셨습니까?

예전 방송국에서 라디오 DJ를 할 때의 일이었습니다. 방송국을 다니기 위해서 명동 PBC까지 버스나 지하철을 타고 다녔는데요. 그 때 재미있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가 입을 열기 전에는, 누구도 내가 누군지 전혀 모르겠지?’ 하고요. 사실 그 버스 안에 제가 맡은 라디오 프로그램을 알고 있을 사람이 몇이나 되겠습니까마는 내가 입을 열기 전에는 누구도 나를 알아볼 수 없다는 사실에 홀로 웃음을 지었는데요. 그렇습니다. 우린 겉으로 드러나지 않은 이상, 다 평범하고 비슷한 모습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평범한 사람이 입을 열기 시작하면, 어떤 행동을 하게 되면, 평범에서 비범의 세계로 들어가게 되는데요. 하지만 사람들 모두가 그런 능력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그래서 없는 능력을 있어 보이게 만들려고 옷을 화려하게 입거나 말을 그럴 듯 하게 하면서 자기를 내세웁니다. 하지만 그것이 자신의 진짜 모습이라고 생각한다면 그건 착각이지요. 그런데 사람들은 말을 그럴 듯하게 하거나, 있어 보이게 만드는 행세가 자신의 진짜 모습이라고 여기고 자신조차 속아 넘어간다는데 문제가 있습니다. 예를 들면 이런 것이지요. 자기가 말을 하는 중간마다 ‘누가 그랬다. 어느 작가가 그랬다’ 면서 빈번하게 인용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인용을 했을지언정, 그렇게 남의 이야기를 따왔을지언정, 그것이 자기 것이라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왜냐하면 그 말처럼 살고 있지는 못하기 때문입니다. 그저 남이 창작한 것을 유통업체 마냥 전달한 것에 불과하니까요.

  오늘 복음에서는 실제로 체험한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사람들이 나옵니다. 요한의 제자 두 사람이 요한의 소개를 받아 예수님을 따라가면서 이렇게 묻습니다. “스승님은 어디에 묵고 계십니까?” 그러자 별 말 없이 “와서 보아라” 하십니다. 그런데 겨우 하루 밤을 같이 묵었을 뿐인데 그는 이렇게 증언합니다. “우리는 메시아를 만났소.” 과연 뭘 봤길래 이런 말을 할 수 있었을까요? 무엇을 봤기에 이런 확신을 가질 수 있었을까요? 그러나 우리의 모습은 이런 확신보다 1독서의 어린 사무엘의 모습 같아 보입니다. 주님께서 여러 번 부르시지만 그는 알지 못합니다. 성경은 이렇게 기록하고 있습니다. “사무엘은 아직 주님을 알지 못하고 주님의 말씀이 사무엘에게 드러난 적이 없었던 것이다.” 어쩌면 우린 그동안 많은 부름을 받았지만 그게 무엇을 말하는 지 몰랐던 때가 많았습니다. 여기서 우린 하느님의 침묵에 대해 살펴봐야 봐야 합니다. 앞서 말씀드린 저의 이야기처럼 사람은 남이 뭔가를 표현해주지 않으면 절대 알지 못합니다. 먼저 ‘내 생각이 어떻다. 내 느낌이 어떻다.’ 표현해주지 않으면 남은 절대 알 수 없습니다. 분명 구약시대 때 하느님은 비밀스러웠습니다. 이른바 선택된 사람에게만 자신의 정체를 알려 주셨으니까요. 하지만 신약 시대에 이르러 주님 자신이 사람이 되어 “와서 보아라” 하며 비밀스러웠던 하느님이 개방적으로 다가오셨습니다. 이제 성령과 함께 하는 지금의 교회의 시대에 이르러서는 조금밖에 알지 못했던 하느님의 이야기를 서로 나누면서 다양한 하느님을 알게 해주셨습니다. 솔직하게 말해서 언어는 한계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 신비로운 것을 어찌 언어로 다 표현할 수 있겠습니까? 사람의 마음도 다 담아내지 못하고 있잖습니까? 그래서 하느님의 침묵이 오히려 필요하다고 생각됩니다. 왜냐하면 그 침묵을 헤아릴 때만이 진정 주님의 뜻하심을 알아들을 수 있으니 말입니다.

 사랑하는 방배동 본당 교우 여러분

이제 그분의 침묵은 답답함이 아니라 오히려 그 분의 세계로 들어가는, 그분의 마음으로 들어가는 문이 되고 있음을 알아야 하겠습니다. 비록 3년이라는 짧은 공생활로 조금밖에 보여주지 않으셨지만, 2천년이 넘는 세월동안 그것을 곱씹으면서 자기 것으로 만들어 선포하는 신앙의 증언이 지금도 계속되고 있잖습니까? 우리 모두도 이제 이런 기적의 동참자가 되어야 하겠습니다. 남의 이야기를 전달하는 수준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우리는 메시아를 보았소” 라면서 내가 체험한 하느님을 기뻐하며 증언해야겠습니다.  =잠시 묵상=

댓글 1

  • 2012년 1월 14일 오후 6:38

    아멘!주님,제마음다하여찬송하며당신의기적들을낱낱이이야기하렵니다.(시편9.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