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가위 미사

2011. 9. 12. 오전 12:11:46

글자

한가위 미사. 요엘 2,22-26; 묵시록 14,13-16;루카 12,15-21

  명절 잘 보내고 계십니까? 추수하면서 거두는 이 시기에 여러분은 어떤 삶을 원하십니까? 당연히 대다수가 행복한 삶, 만족하는 삶이겠지요. 하지만 그 만족과 행복이란 것이, 혹시 내 것을 쌓아 올리는 데에 온통 관심이 가 있는 것은 아니신지요. 바오로가 쓴 로마서 14장에 이런 말씀이 나옵니다.우리 가운데는 자신을 위하여 사는 사람도 없고, 자신을 위하여 죽는 사람도 없습니다.” 즉 신앙인이란 자기만을 생각하는 사람은 없다면서, 하고 싶은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그런데 우린 어떻습니까? 솔직히 말해서, 자신을 위하여 살려하고, 자신을 위하여 죽으려 하잖습니까? 신앙의 깊이를 말하기에 앞서, 바오로가 말하고 있는 신앙의 전제부터가 흔들리고 있습니다. 그것 때문에 형제, 자매끼리 만난 오늘의 명절이 힘들어지는 경우는 아닌지요.

  오늘 복음이 그런 비유를 말하고 있습니다. 소출을 많이 거둔 사람이 어떻게 이를 처리하고 있는 지를요. 자기가 언제 죽을 지도 모르면서 모으기만 하는데요. 다산 정약용이 자신의 두 아들에게 보낸 글에 이런 내용이 적혀 있습니다. 형체가 있는 것은 부서지기 쉽고, 형체가 없는 것은 없애기가 어렵다. 무릇 재물을 비밀스레 간직하는 것은, 베푸는 것만 못하다. 도둑이 뺏어갈까 염려하지도 않고, 불에 타 없어질까 걱정하지도 않는다.’ 내 돈 내 마음대로 쓰는데 나무랄 사람은 없겠지만, 생각없이 쓰다보면 금방 동이 납니다. 하지만 재물로 어려운 사람을 도우면, 흔적없이 사라질 재물이, 받은 사람의 마음과 내 마음에 깊이 새겨져 변치 않을 보석이 되는데요. 복음 마지막은 이렇게 마감하고 있습니다. 자신을 위해서는 재화를 모으면서 하느님 앞에서는 부유하지 못한 사람이 이러하다.”

  그동안 살면서 조상들에게 받았고, 나름 모았던 재물을 어떻게 지혜롭게 사용할까? 하는 것이 우리의 고민이 됩니다. 가족끼리 모인 오늘, 처음에는 서로의 안부를 묻지만, 점차 분위기가 묘하게 돌아가기도 하는 이유는 가족간에도 이해관계가 얽혀있기 때문인데요. 물론 우리가 어렸을 때 그러질 않았습니다. 그러나 그렇게 변하고 있는 우리를 보는데요. 과연 남도 아닌 가족을 위해서 나는 무엇을 하고 있었나? 서로의 관심이 필요한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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