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21주간 목요일. 데살로니카1서 3,7-13;마태오 24,42-51
질문 하나 하면서 시작할까 합니다. 여러분의 남은 인생 시간이 얼마나 남아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물론 제 자신의 시간도 얼마나 남았는지는 모릅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내일의 태양을, 내일도 볼 수 있으리라 믿으며 그렇게 삽니다. 그런데 내일의 태양을 내일도 볼 수 있으리란 보장이 어디 있겠습니까? 저는 병자 방문차 병원에 가보면, 중환자실에서 힘들게 목숨을 부지하고 계신 분들을 보곤 합니다. 그리고 장례미사를 하다보면 더 사랑을 해주지 못해서 후회하고 안타까워 우는 유가족들을 보곤 합니다. 그들도 자기 인생이 처음부터 그러리라 여기진 않았겠지요. 나에게는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으리라 여겼겠지요. 하지만 그런 일은 오고야 맙니다. 어떤 형태로든지 말이지요.
오늘 복음에 이런 말씀을 하십니다. “깨어 있어라. 너희의 주인이 어느 날에 올지 너희가 모르기 때문이다.” 고요. 계속될 것만 같았던 여름도 이제는 바람이 바뀌어 가을의 문턱이 보입니다. 계절의 변화를 보면서 한편 시간이 가고 있다는 것을 느낍니다. 약속된 시간이 오면 우리는 과연 무엇을 해야 할까요? 성경 여러군데를 보더라도 그분께서 다시 오신다는 약속을 발견할 수 있는데요. 오늘 독서에도 이런 말씀을 하십니다. “우리 주 예수님께서 당신의 모든 성도들과 함께 재림하실 때 여러분이 하느님 우리 아버지 앞에서 흠 없이 거룩한 사람으로 나설 수 있게 되기를 바랍니다.” 그럼 거룩한 사람이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예전 선비들이 말하길, 배움에 뜻을 두었다면 반드시 바탕을 세워야 한다면서 그 바탕의 근원을 바로 ‘효도’에 두고 있었습니다. 추석이 가까이 오고 있습니다만 부모님을 생각하면서도 효도할 수 있는 기회의 시간이 물리적으로 짧아지고 있다는 사실을 잘 깨닫지 못하는 듯 보입니다. 삶의 근원은 가정이라고 모두들 입 모아 이야기 합니다만 그동안 우린 하느님을 살가운 아버지라고 느끼지 못했고, 집에 계신 아버지와도 별로 친하지 않았음을 시인할 수 밖에 없습니다. 다시 돌아갈 때, 내가 살아있다는 것이 무엇인지를 다시금 깨달을 때, 나는 흠 없는 거룩한 사람으로 돌아갈 수 있습니다. 처음 당신이 내셨던 처음의 그 모습으로 말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