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22주간 목요일. 콜로새서 1,9-14; 루카 5,1-11
이제 다음 달이면 사목위원을 비롯한 각종 단체장들의 인사이동이 있는 날입니다. 이제부터 본당은 시름을 놓는 사람과 시름을 얻게 되는 사람으로 구분됩니다. 봉사직인 이 임무는 잘 해야 본전, 못하면 욕만 먹게 된다는 생각에 그저 자신의 바쁜 일과를 얘기하면서 어떻게든 안하려고 하기 때문입니다. 이렇듯 많은 사람들이 여러 이유를 대면서 가능하면 몸을 빼는 이유 중에 하나가 혹시 두려움 때문은 아닐런지요.
오늘 복음에 주님은 제자들을 부르십니다. 그것도 그냥 부르시는 것이 아니라 몸소 당신의 능력을 보여주십니다. 하지만 그들은 두려워서 이렇게 말합니다. “주님 저에게서 떠나주십시오. 저는 죄 많은 사람입니다.” 충분히 그럴 법도 합니다. 그런 것을 처음 봤으니까요. 하지만 당신은 차분하게 말씀하십니다. “두려워하지 마라. 이제부터 너는 사람을 낚을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들이 설정한 범위 내에서 살려고 합니다. 삶의 경계선상을 그어놓고 그 안에서 사람도 사귀고, 일도 벌리고, 그 안에서 할 수 있는 것들을 규정짓습니다. 그래야 편하다고 생각하니까요. 하지만 거기서만 맴돌면 더 큰 것을 보진 못하는데요. 어떤 큰 힘이 내 안에서 작용하여 무언가를 이뤄내는 지를 말입니다. 봉사직을 하셨던 분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은총을 많이 받았다는 체험을 말씀하십니다. 그 시간이 참으로 행복했었다는 이야기부터 부족한 자신에게서 어떻게 그런 힘이 솟아나와 분리된 공동체를 하나 되게 만들었냐는 이야기까지 말입니다. 이런 소소한 이야기는 임기를 관두게 되었을 때는 그저 ‘시원하다’ 는 말로 대변하지만, 자신 안에서 가만히 들여다보면 그 가운데서 주님의 힘이 작용했다는 말씀들을 하시는데요. 만약 제자들이 주님의 부르심이 그저 손사래를 치면서 안 하겠다고만 했다면, 그들은 그냥 시골어부에 불과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두려워하지 마라”는 말씀과 동시에 미사 경문에 나오는 것처럼 ‘그리스도를 통하여, 그리스도와 함께 그리스도 안에서’ 라는 그분과 함께하는 삶으로 초대받자, 그들은 초월적인 삶이 무엇인지를 알게 되는데요.
물이 깊으면 무섭지만 큰 배를 띄우려면 당연히 물이 깊어야 뜰 수 있습니다. 여러분은 더 큰 사람들이 되셔야 합니다. 더 많은 것을 보셔야 합니다. 그런 초대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그러면 이제 그분의 초대에 어떻게 응답하시겠습니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