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19주간 월요일..에제키엘 1,2-28;마태오 17,22-27
지금에는 사회자가 바뀌어 인기가 덜해졌지만 손석희씨가 나올 때 100분토론의 인기는 그야말로 대단했는데요. 2007년 경 프로그램 주제 중에 이런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교회나 불교의 성직자들이 세금을 내야 하는가’? 하는 문제 말입니다. 저도 신부가 된 지 얼마 안 되었기에 밀접한 이야기라 관심있게 그것을 바라보았습니다. 이미 보신 분도 계시겠지만 그 날 내용은 이랬습니다. 출연패널로 신학대학 교수인 목사와 장로가 나왔고 방송 관계상 신부님과 스님은 전화로 연락하는 방식을 채택하였습니다. 초반 이야기는 기독교 성직자는 봉사직이고 헌신하기에 근로가 아니라면서 절대로 세금을 낼 수 없다는 분위기로 흘렀습니다. 시민논객이나 다른 사람들도 그것에 대해 별 반박을 못하고 넘어갈 즈음 사회자는 스님들에게 전화연결을 하였습니다. 스님들은 무소유의 정신이므로 소유가 없으니 낼 것도 없다는 입장을 취했고 지방 교구 관리국에 계신 어느 신부님은 영세한 몇 교구를 제외한 대부분의 교구청에서는 신부들을 대신해 ‘내고 있다.’ 라고 이야기 하자 전세는 완전히 뒤집어지는 사태를 보게 되었는데요.
오늘 복음이 그 때 사건을 생각하게 해줍니다. “여러분의 스승님은 성전 세를 내지 않으십니까?” 하는 이야기가 들리자 당신은 이런 말씀을 하십니다. “그러나 우리가 그들의 비위를 건드릴 것은 없으니...” 라고요. 무엇이 옳은 지 알지만 고집을 피우지 않는 모습은 과연 무엇일까요? 문득 중국 남북조 시대 승려인 설차화상의 시 ‘모를 심으며’ 라는 시가 떠오릅니다. ‘푸른 모 쥐어 논에 가득심고.. 고개 숙이니 물 속의 하늘이 보이네.. 마음이 깨끗하니 비로소 도를 이루고.. 뒷걸음치는 것이 원래 앞으로 나아가는 것.’ 이라고요. 즉 자신의 것을 앞세우려 하기보다 뒤섞임으로 물러서는 것이 사실은 도를 깨닫기 위한 진정한 전진이라는 뜻인데요. 오늘도 명분을 세운답시고 정의를 드높인다고 큰 목소리를 내실 지 모릅니다. 하지만 그것이 여러분의 영혼을 다치게 하고 오히려 관계가 어그러지게 된다면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주님의 물러서시는 자세를 바라보며 참된 지혜를 깨달아야 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