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제 18 주간 화요일.
사제관에는 신부님, 식복사 외에 군식구가 하나 더 있습니다. 바로 뽀미라는 강아지입니다. 원래 주인은 예전 김신부님이었기에 지금의 제 방을 마치 자기 안방처럼 알고 있던 터주대감이라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사실 개를 싫어합니다. 개털 날리는 것을 워낙 안 좋아하기 때문에 간혹 제 방문이 열려서 빼꼼히 들어올라치면 ‘당장 나가’를 외칩니다. 그래서 지금은 주임신부님이 실 소유주인데요. 그런데 문제는 이놈이 주임신부님과 신신부님이 없는 것을 알아채면 2층에서 내려와 제 방 앞에 꿇어 앉아 현관을 바라보며 마치 늑대같이 울부짖는다는 겁니다. “아우~~” 하고요. 외롭다 이거지요. 주인이 없으니 나랑 놀아줄 상대가 없음을 알고 그리 웁니다. 그러다 주인님인 그분이 오시면, 반갑다면서 꼬리를 흔들고 오른쪽으로 뺑뺑 돌면서 난리를 치는데요. 저는 이런 현장을 보면서 하느님과 나와의 관계가 보였습니다.
오늘 복음에 이런 말씀이 나옵니다. “그러나 거센 바람을 보고서 그만 두려워졌다. 그래서 물에 빠져들기 시작하자 “주님 저를 구해주십시오.” 하고 소리를 질렀다. 예수님께서는 곧 손을 내밀어 그를 붙잡으시고 “이 믿음이 약한 자야 왜 의심하였느냐?” 하고 말씀하셨다.” 하는 부분입니다. 그 주인은 항상 곁에 있었는데 잠시 안 보였을 뿐이었는데 그만 인간적인 두려움에만 빠져 있습니다. 예전 좋았던 시절은 모두 잊어버린 채 그렇게 울고만 있습니다. 이미 당신은 1독서 말씀처럼 약속하셨잖습니까? “너희는 내 백성이 되고 나는 너희 하느님이 되리라.” 그러나 어려움이 다가올 때마다 그 약속이 있었는지 조차 모르는 현실을 보며 저희 집 강아지 뽀미를 떠올립니다.
만약 내 곁에 천사가 계속 나의 주위를 맴돌며 이런 저런 도움을 준다면 처음에는 편안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못내 불만이 터져 나올 것입니다. 내 힘으로 할 수 있는데.. 하고 말이죠. 마찬가지로 어려움과 역경이 우릴 길러줍니다. 그러면서 당신이 나를 어떻게 만들어 주고 계신지 알게 해주는데요. 그저 안 보인다 힘들어하기보다 그 속에서 나를 성장시켜 주시는 그분의 배려를 이젠 알아야 할 것입니다. 그분은 우릴 강하게 키우시기 때문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