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의 어머니 복되신 동정 마리아 기념일
예전 성당에서 벌어진 일입니다. 사정상 성당 마당에 문제가 생겨서 모든 것을 헐어내고 재정비를 해야 하는 때였습니다. 여기에 성모상도 자리를 옮겨야 하는 사태였습니다. 이때 ‘성모님이 어디를 바라보고 세워져야 하는가?’ 에 대한 문제에 대해 신자들은 ‘성모님이 지나가는 도로변을 바라보고 있으면 길을 지나던 신자나 사람들이 보기 좋다’ 고 하였으나 신부님들의 심사숙고 끝에 길가가 아닌, 좀 깊숙이 들여서 성당을 바라보는 방향으로 세워지게 되었습니다. 왜냐하면 성모님은 교회의 어머니이시기 때문이죠. 게다가 사람들이 길을 가다 성모님을 본다는 말은, 정성스레 기도하는 게 아닌, 자기가 가려는 길 가다가 한번 쓰윽 보는 방식은 기도하는 사람들의 자세는 아니기 때문입니다. 오늘 기념일을 맞이하여 그 예전이 떠올랐던 이유는 성모님은 늘 주님을 염두하며 사신 분이기 때문입니다.
자신이 주인공이 되길 바라는 세상에서 그 누군가는 오히려 조용한 것을 선택한 이들이 있습니다. 그러면서 상대방을 또는 소속된 단체를 빛내게 해줍니다. 일부러 조연급, 혹은 단역배우를 자처하는 이유는 그렇게 도와줄 때, 원래의 것이 빛나고 그 의도를 살릴 수 있음을 알기 때문입니다. 창세기에 나온 하와는 실패와 실수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그래서 비난을 받습니다.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행동 중 하나가 회피와 핑계에서 우리 자신이 어떤 자세로 나아가야 할 지를 알려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런 비겁한 행동에서 새로운 모습으로 변화될, 모범의 사례를 필요하게 됩니다.
성모님은 오늘 말씀에서 조용하고 말없는 가운데 주님의 구원사업에 동참하십니다. 그냥 보면 구경꾼처럼 보일지 모르지만 이는 말없는 응원입니다. 주님께서 당신이 하실 일을 잘해나가길 격려하고 있습니다. 말 많은 세상에서 우린 성모님다운 격려와 응원을 하는 지 살펴봐야 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