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 4주일(성소주일)
생활성가 중에 ‘왜’ 라는 노래가 있습니다. 가사는 이러합니다. ‘왜 슬퍼하느냐, 왜 걱정하느냐, 무얼 두려워하느냐, 아무 염려 말아라. 큰 어려움에도, 큰 아픔 있어도 이젠 아무 걱정 하지마, 내가 널 붙들어주리. 내가 너와 항상 함께 하리라, 내가 너를 지키리라 실망치 말고 나를 보아라, 나는 너의 하느님이라...’ 살면서 걱정이라도 하지 않으면 안된다며 불안해하는 분들에게는 이 가사가 와닿지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걱정만 한다고 해서 바뀌는 게 없다는 걸 아시는 분이라면 이 가사가 이해가 되실 겁니다. 왜냐하면 뭐든지 해보면서 의탁하면서 달라지는 상황을 경험하셨기 때문입니다. 예전 강원도 지역에서 지학순 주교님과 함께 민주화 운동을 하신 시민운동가인 장일순이란 사람이 있습니다. 영특하신 분인지라 동네 식당 자매님이 하소연을 합니다. ‘장사가 잘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냐?’ 고요. 그러자 이렇게 답합니다. ‘누가 하느님인가? 거지에게는 행인이, 장사꾼에게는 손님이 하느님이지. 그런 줄 알고 손님을 하느님처럼 잘 모시라고. 그러면서 식당 사장에게 이런 말을 합니다. “자네 집에 밥 잡수시러 오시는 분들이 자네의 하느님이야. 그런 줄 알고 진짜 하느님이 오신 것처럼 요리를 해서 대접을 해야 돼. 장사가 안 되면 어떻게 하나? 그런 생각은 일절 할 필요가 없어. 하느님만 섬기면 하느님들이 다 알아서 먹여주신다 이 말이야.” 라고요. 그런데 이 말이 와닿지 않는다고 여기는 분들이 있다면 왜 그런지 아십니까? 누군가를 제대로 믿어보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모든 것을 제대로 정성을 다해 성심성의껏 해보지 않아서입니다. 그래서 모든 걸 의심의 눈초리로 보는 분들. ‘과연 이게 될까?’ 하면서 해보지도 않고 시도하지 않는 분들은 이 말씀을 못 알아들으신다는 거 아시는지요?
오늘 복음에 이런 말씀이 나옵니다. “나는 문이다. 누구든지 나를 통하여 들어오면 구원을 받고, 또 드나들며 풀밭을 찾아 얻을 것이다.” 당신을 통해 그 모든 것이 가능함을 말씀하십니다. 그런데 이 말씀이 허황되게 들리십니까? 하지만 이런 것은 우리 주위에서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그동안 우린 정치가들에게 대해 안 좋은 말을 많이 하지만, 실제로 그들은 자기 나름에서 사회 시스템을 바꾸려 했습니다. 예전에는 국민에게서 무조건 세금을 뜯어간다고만 여기며 국가 시스템을 부정적으로만 봤지만, 그 사실을 경험했던 이들이 발벗고 나서서 정계에 진출하여, 환급제도나 연금제도, 보조금 제도를 만들면서 국민들에게 돌려주는 정책을 만듭니다. 그리고 어려운 사람들을 위한 병원인 요셉의원을 세운 선우경식 선생은 환자에게서 돈을 받지 않고, 오로지 후원으로만 운영되는 무료 자선병원을 연다고 했을 때, 모두가 비웃었지만 1987년에 세워진 그곳이, 벌써 40년째 진료를 하고 있습니다. 우리 본당만 해도 그렇습니다. 어려운 이를 돕는 사마리아 기금을 하자고 했을 때, 십시일반 동참해 주시는 분들 덕분에, 3년이 지난 지금까지 분기별로 도움을 드릴 수 있고요. 악기를 통해서 청소년 사목을 이끌려 고민하던 중, 근처 성령기도회와 신학교에서 악기를 바꾼다면서 중고로 내놓겠다는 복음같은 이야기를 접하면서, 요즘 악기 시세가 엄청 올랐는데 ‘아~ 이렇게 죽으라는 법은 없구나, 정말 하느님이 계시는구나’ 를 느끼며 들여놓은 게 이겁니다. 이게 어디 개인 한 명으로 될 법할 이야기입니까? 서로 믿는 분위기에서, 혼자만 살려고 하지 않고 서로를 생각하니까, 이런 결과가 빚어지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사랑하는 인헌동 본당 교우 여러분
정말 사랑하면 멈추지 않습니다. 무언가를 계속 하게 됩니다. 주님은 늘 일하십니다. 모든 것을 살피시면요. 또 한편 우릴 부르십니다. 더 선한 것을 하라고, 더욱 가치있는 것을 얻으라고요. “나는 양들의 문이다” 하십니다. 당신을 통해 그것을 하자는 부르심입니다. 그 문을 드나들며 이루자는 것입니다. 물론 쉽지만은 않습니다. 2독서에도 “선을 행하는 데도 겪게되는 고난을 견디어내면 그것은 하느님에게서 받는 은총입니다. 바로 이렇게 하라고 여러분을 부르셨습니다.” 라며 그 과정속에서 얻는 희열을 느껴보라 하십니다. 그랬기에 1독서처럼 “회개하십시오. 저마다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세례를 받아.. 자신을 구원하십시오” 에 “그날에 신자가 3천명 가량 늘었다” 는 말씀은 울림을 줬기 때문인데요. 우린 괜한 걱정만 하면서 불안해하기보다 뭔가 시도하면서 나아가야 합니다. 그럴 때 우리는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 는 말씀이 이해가 됩니다. 당신의 부르심과 우리의 협력을 통해 기적을 경험해보도록 합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