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 팔일 축제 화요일
뭔가 소중한 것을 잃어버리신 분들은 아실 겁니다. 물건이건, 사람이건 말이죠. 얼마나 마음이 허한지, 그리고 여기서 빨리 벗어나고자 몸부림치는 분부터 넋을 놓는 분까지 다양하지요. 그런데 이게 꼭 나쁜 것이기만 할까요?
얼마 전 우린 성경의 탈출기를 읽었습니다. 모세의 생애는 3부분으로 분류됩니다. 이집트 왕자의 시기, 사람을 죽이고 미디안으로 탈출한 시기, 마지막으로 하느님으로 부르심을 받은 시기입니다. 여기서 두 번째 시기에서 그는 자신의 무능함을 마주 대합니다. 한때 왕자로 잘 나가던 그가 이제는 살인자가 되어 도망쳐 장인의 집에 얹혀삽니다. 만약 자존심 강한 사람이었다면 무작정 거길 뛰쳐나왔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 시기는 자신을 죽이면서 마주 대하는 시기였습니다. 철저히 무너졌고, 능력없음을 인정할 때 그는 하느님을 만납니다.
복음에서 예수님을 만난 사람을 보십시오. 한 때 희망을 걸었기에 돌아가시자 어쩔 줄을 모릅니다. 가끔 우리도 그렇지 않습니까? 실직하거나, 있던 곳에서 쫓겨났을 때, 마음이 급해서 무작정 돈 되는 아무거나 해보지만 결국 그것이 본인과 맞지 않아 낭패를 보는 경우를 말지요. 그래서 실패의 시기를 겪는 시절일 때 더 잘 보내야 하나 봅니다. 본인의 마음에서 들려오는 목소리를 무시하고 당장의 이득을 쫓다가 힘들었던 적이 있기 때문이지요. 이런 방황의 시기를 겪다보면 어떠한 목소리, 또는 제의하며 이끌어주는 손길을 만나곤 합니다.
복음의 마리아는 그렇게 주님을 만났고요. 주님을 잃었다고 실망한 이들에게 베드로는 ‘새로 운 삶’을 주기 위해 세례를 베풉니다. 그래서 어려운 시기일수록 신중해질 필요를 느낍니다. 들뜬 마음을 가라앉히고, 내 안에 들어오시는 말씀의 초대에 귀 기울일 때에 비로소 들리고, 보이기 때문입니다. 그분은 슬며시 조용하게 다가오시기 때문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