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순 4주일

2026. 3. 14. 오전 9: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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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순 4주일. 1사무엘 16,1-13 ; 에페 5,8-14; 요한 9,1-41

 이야기 하나를 들려드립니다. 어떤 사람이 죽었습니다. 그래서 죽었다는 사람을 메고 한창 장례 절차를 따라 관을 내리는데, 갑자기 관 속에 있던 이가 관 뚜껑을 탕탕치기 시작합니다. 그래서 관을 여니 죽었다는 사람이 외칩니다. 대체 뭘 하는 겁니까? 난 아직 살아있어요. 죽은 게 아니란 말에요?’ 갑작스런 일이 벌어지자 어안이 벙벙해진 분위기에서 그의 친구가 다가와 말합니다. 이보게~ 의사와 경찰이 자네가 죽었다고 다 확인해줬다고! 전문가들이 잘못할 리가 있나?’ 그러면서 그를 다시 관에 넣어 못질을 하고서 규정대로 장례식을 치뤘다는 것으로 이야기가 끝납니다. 이게 어떻게 들리십니까?

 오늘 말씀이 그런 이야기입니다. 저번 주 복음이 갈증에 관한 이야기라면 오늘은 시스템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예수님이 눈먼 사람을 고쳐주시자, 사람들은 기뻐하기보다 그의 부모를 심문하고, 눈 뜬 당사자를 2번이나 불러대면서 우리를 가르치려 드는가?” 하며 믿으려 들지 않습니다. 당사자 본인이 눈 뜬 사실을 알리지만 시스템은 그를 인정하지 않습니다. 결국 그를 밖으로 내쫓아 버렸다 고 나옵니다. 앞서 이야기와 비슷하지 않습니까? 이른바 전문가들이 확인했다니까. 그러니까 너를 받아들일 수 없어!’ 라고요. 하지만 정작 눈감고 사는 이들은 누구일까요? 오늘 1독서도 말합니다. 새로운 임금을 뽑으려 사무엘 예언자가 다가갑니다. 이에 하느님은 말씀합니다. 겉모습이나 키 큰 것만 보아서는 안된다.” 자신이 세운 나름의 주관은 진실은 아니고요. 그의 참 모습도 아니지요. 취향이죠. 2독서도 말합니다. 빛의 자녀답게 살아가십시오. 잠자는 사람아 깨어나라 느껴지는 감각대로 살지 말라고 일깨우십니다. 정말 우린 무엇을 보아야 할까요?

 사랑하는 인헌동 본당 교우 여러분

 만든 시스템은 사회를 안정화시킵니다. 그렇다고 그것만 따르면 사회는 활력이 없게 되고요. 그 너머의 것을 보지 못하게 눈이 가리워집니다. 보이는 것을 전부라 여기면, 원래 사람들이 가진 내면의 품격을 외면하고요. 자신이 나아지는 것을 보지 못하는데요. 만들어진 시스템이 사람을 살려내느냐?’ 하는 문제를 보지 않고, 본인들이 세운 시스템이 망가지지 않으려 유지하는 것만 열중하면 결국 사람을 죽이게 되고요. 시대가 말하고픈 메시지를 읽을 수 없는데요. 실로 무엇이 중요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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