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순 2주일

2026. 2. 28. 오전 10: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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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순 2주일

 먼저 여러분께 보건복지부 국립정신건강센터 자료를 소개할까 합니다. 전국민 만 15세 이상 69세 이하. 일반 국민 3000명을 표본대상으로 국민 정신 상태 및 정신 건강에 관한 인식 태도를 조사했답니다. 20245월 결과에 따르면 우울감, 스트레스, 불면, 및 정신건강 문제를 경험한 응답자가 73.6%2263.8%에 비해 증가한 것으로 나왔다는데요. 여기엔 과반수 이상이 일상생활과 사회활동 및 학업에 지장을 받는 이가 많다는 뜻입니다. 이런 말씀을 드리는 이유가 뭘까요? 우린 잘 살아내려고 공부하고, 일을 하지만 현실의 벽은 생각보다 높고 험하고요. 현실을 타개하려 여러 관계에서 답을 찾거나 심지어 인공지능에도 의지하지만, 결국 내 말만을 들어주려는 확증 편향적인 기계의 답변은 문제의 해결보다 내가 가진 왜곡된 의견을 더 굳게 만들어서 더 외로운 지경으로 빠지며 결국 마약에 의존하는 이들도 생겨나는데요. 우린 행복하길 바랍니다. 그리고 여러 사태를 잘 이겨나가길 바랍니다. 그럼 무엇이 필요할까요?

 지금 보여드리는 책은 고등학교 종교 교과서입니다. 이제 학교에서도 종교 수업을 선택으로 가르치고 있습니다. 왜 일까요? 자칫 입시와 무관해 보이지만 얻을 수 있는 게 있지요. 그중 이런 내용이 실려 있습니다. 산티아고 순례길을 걷는 이들이 있다. 산티아고 순례는 유럽 여러 도시에서 출발해서 스페인 북서부 지역의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에 있는 대성당에 이르는 도보 순례이다. 출발지에 따라 걸어야 하는 전체 길이는 다르지만 800km를 걸어서 최종 목적지에 도착하는 경우도 있다. 이 길은 걷는 사람마다 목적이 다르지만 종교적 수행을 목적으로 하지 않는 이들도 이 길을 걷는다. 배낭을 메고 묵상하며 이 길을 걷는 이들은 무엇을 찾고 있을까?’.. 비록 종교가 없어도 일부러 힘들게 걷는 이유가 뭘까요? 치열한 경쟁 사회에서 자신을 돌아보고 싶기 때문이고요. 인생의 전환점을 찾으며, 온전히 혼자가 되야만이 얻을 수 있는 답, 그리고 과정을 이겨내면서 얻는 성취감을 원하던데요. 과정 속에서 내면의 답을 찾길 원했답니다. 사실 여기 여러분도 답을 찾길 바라기 때문에 오셨잖습니까?

 시작은 휑 하듯 보입니다. 마치 컴퓨터 빈 화면처럼, A4지 맨종이처럼, 아무 가구도 없는 빈 방처럼요. 그러나 여기에 울림이 들려오지요. 나는 뭔가를 찾고 싶다 라는 나의 갈증 속에서 살며시 들려오는 목소리를 알아채시는지요? 그 부르심은 독서의 아브람처럼 만납니다. 네 고향과 친족과 아버지의 집을 떠나 내가 너에게 보여줄 땅으로 가거라.” 하지만 미지의 영역입니다. 어떤 지 모릅니다. 누가 인스타나 블로그에 사진이나 글을 개재했어도 그건 남이 보고 느낀 것이고, 나에겐 그저 새로울 뿐입니다. 하지만 한 번 해볼 때, 그것은 새로운 나만의 역사가 됩니다. 결국 아브람은 생소함에서 시작된 것을 그 자신의 것으로 이룰 수 있었습니다. 들려오는 부르심을 따랐기 때문입니다. 사람에게 울림은 중요한데요. 귀가 들리지 않는 청각장애자만의 성당이 있습니다. 성동구 마장동에 위치한 에파타 성당입니다. 여기선 성체거양 시 종을 치지 않습니다. 소리는 들리지 않으니까요. 대신 북을 칩니다. 북은 소리만이 아니라 쿵~ 하는 소리와 더불어 저음이 깔린 저주파의 진동이 가슴을 울립니다. 그러면서 알아챕니다. 울림의 부르심을 통해 결국 어디로 향해야 할지 받아들여야 합니다. 오늘 예수님이 보여주신 거룩한 변모 사건으로 나중에 만날 영원한 삶을 미리 보여주십니다. 베드로는 처음에는 몰랐습니다. 초막 셋을 지어.. 여기서 지내면 좋겠습니다.” 라며 당장 현실에서 벌어질 것처럼 현실 안주로 이해했지만 그도 결국 주님의 수난에 동참하며 나중에 알게 되지요. 2독서처럼 하느님의 힘에 의지하여 복음을 위한 고난에 동참하십시오 라는 말이 동반되어야 한다는 것을요 

  사랑하는 인헌동 본당 교우 여러분 

  단언컨대 쉬운 일은 없습니다. 바깥 세상에서도 없고요. 이곳 교회에서도 쉽지만은 않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순례길을 일부러 힘들게 걷는 이유가 뭐였겠습니까? 발바닥은 갈라지고, 물집이 잡히고, 무릎은 시큰거렸지만 그 길을 걸으며 답을 찾길 원했기에 그랬던 것처럼. 여러분이 만나고픈 답도 쉽게 얻지는 못할 것입니다. 쉽다면 오히려 가짜겠지요. 그러나 과정을 견딘 이들은 달콤한 한 방울의 와인처럼 만나게 될 것입니다. 마치 보상을 받는 듯이요. 주님이 미리 보여주신 변모 사건처럼 우리도 진정한 것을 만나길 희망해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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