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순 3주간 금요일

2010. 3. 12. 오전 12:0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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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순 3 주간 금요일. 호세아 14,2-10;마르코 12,28-34

시대를 이끈, 시대를 조용히 울려 준 청렴한 영혼들이 떠나는 시대인 것 같습니다. 1년 전에는 김수환 추기경님이 떠나시더니 어제는 법정스님이 입적하셨답니다. 저도 그분의 책을 수 없이 읽었지만 책 읽기보다 중요한 것은 항상 실천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는데요. 그분이 한 이야기 중에 이런 게 떠오릅니다. 아침마다 기도를 바치러 대웅전에 가게 되면 그 앞에 신발 벗어놓은 곳에 이렇게 적혀있답니다. 조고각하(비칠 조(照), 돌아볼 고(顧), 다리 각(脚), 아래 하(下)) 라고요. 말 그대로만 따지면 ‘신발을 잘 벗어놓아라’ 는 이야기가 되겠지만 실상 뜻은 ‘자기가 서 있는 자리를 잘 살피라’ 는 이야기인데요. 기도를 한답시고 떠들지 말고 자기가 있는 자리부터 잘 보라는 이야기입니다. 과연 여러분은 자기 삶을 잘 쳐다보시면서 살고 계신지요.

오늘 복음에 이런 말씀이 나옵니다. 율법학자가 다가와 예수님께 “모든 계명 가운데에서 첫째가는 계명이 무엇입니까?” 라고 묻습니다. 그러자 주님은 명쾌하게도 “첫째는 이것이다. 너는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고 정신을 다하고 힘을 다하여 주 너의 하느님을 사랑해야 한다. 둘째는 이것이다. 네 이웃을 너 자신처럼 사랑해야 한다. 이 보다 더 큰 계명은 없다.”고 하시자 그는 “훌륭하십니다. 스승님! 과연 옳은 말씀이십니다. 그분을 사랑하는 것과 이웃을 자신처럼 사랑하는 것이 모든 번제물과 희생제물보다 낫습니다.” 라 응수합니다. 과연 율법학자인 그가 모르고 물었겠습니까? 사실 우리도 계명 모르는 사람, 아무도 없습니다. 그런데 정말 모르는 듯이 삽니다. 왜 우린 가장 기본적인 것부터 잊고 사는 듯 여겨질까요? 그건 자기가 무엇을 하며 사는 사람인지 모르기 때문입니다. 내가 살고 있는 참된 의미에 대하여 진정 보고 싶지 않아서 그렇습니다.

 가장 아름다운 법은 가장 단순한 법입니다. 그 복잡다단한 유대인의 율법을 예수님은 '사랑하라'는 한마디로 환원시키잖습니까? 극진한 말은 차라리 묵언이라는 말처럼 말입니다. 불교책에 이런 말이 있습니다. “수행자에겐 늙음이 없다. 늘 깨어있기 때문에 세월이 비켜가기 때문이다.” 라고요. 세월에 놀아나지 말고 때 묻지 말고 휘둘리지 말아야, 내가 어떤 사람인지 깨달을 수 있습니다. 고맙게도 하느님께서 오늘 하루를 또 열어주셨습니다. 그럼 가장 어떻게 살아야겠습니까? 가장 기본적인 것부터 해 나갈 때 참된 주님의 뜻을 알아차릴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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