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순 제 1주간 토요일.
저는 요사이 목요반 예비자 교리를 하고 있습니다. 교리가 시작되면 교리도 배우지만 또 하나 알고 넘어가야 할 것이 있는데요. 주요기도문을 외우는 것입니다. 그런데 그 가운데에는 십계명이란 것이 있습니다. 그렇다면 그 계명만 다 외우고 실천하고 산다면 모든 문제가 해결될까요? 아니라 하신다면 왜 그렇다고 생각하십니까? 여러분은 계명을 어떻게 바라보고 사시는지요.
우린 법이 지배하는 세상에 살고 있는 듯 보입니다. 나라에 헌법이 있듯이 교회에도 교회법이 존재하고요. 수도원에도 수도원만의 고유한 규칙이 존재합니다. 사람이 궁지에 몰리면 이런 말을 하지요..“그럼 법대로 해” 그런데 그 법을 지킨다는 사람을 보면 한편으로는 대단하다고 여겨지지만 또 한편 드는 생각이 ‘사람이 차갑게 느껴진다는 사실입니다.’ 원칙을 지켜가는 삶인데, 왜 차갑게 여겨질까요? 모세가 백성들에게 가르칩니다. “너희는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여 그것들을 명심해서 실천해야 한다.” 과연 그들은 시키는 데로 살았습니다. 아마 충실하게 살려고 했을 것입니다. 그런데 예수님은 매정하게도 이런 말씀을 하십니다. “그것들은 세리도 하지 않느냐? 그런 것은 다른 민족들도 하지 않느냐?” 그러면서 이런 말씀을 덧붙이십니다. “하늘의 너희 아버지께서 완전하신 것처럼 너희도 완전한 사람이 되어라.” 과연 그 완전이란 무슨 뜻일까요? 사람이 법대로만 살려고 한다면, 사실 법을 이 세상을 채우고도 부족할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법대로 살아야 하지만 법망에만 걸치는 삶이 되어서는 안되겠습니다. 법을 넘어서는 삶, 법의 근본정신을 헤아릴 때, 참된 삶으로 들어갈 수 있습니다. 그것이 바로 사랑이지요. 당신이 말씀하신 완전한 삶이란 율법을 최초로 만든 하느님의 참 뜻을 살피는 것입니다. 그럴 때 남들도 다하는 그런 실천의 단계를 뛰어넘을 수 있는데요.
그럼 여러분은 어떤 사랑을 해 가십니까? 저는 모두를 사랑하려고 홀로 독신으로 살아가려는 결단을 내렸습니다. 역설적으로 들리실지 모르지만, 그러기에 가끔씩은 어디에 치우치지 않는 자신을 발견합니다. 남들과 차별되는 사랑을 해야 하겠습니다. 그 사랑을 해 나가실 때, 주님이 말씀하시는 완전한 삶이 어떤 것인지 알 수 있을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