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대 바실리오와 나지안조의 성 그레고리오 주교 학자 기념일
나이가 들면서 만나게 되는 문제 중 하나는 ‘솔직하지 못하다’ 는 것입니다. “예 할 것은 예 하고, 아니오 할 것은 아니오 하여라” 라는 말씀이 무색할 정도로 우린 꾸미고, 감추는 것에 점차 능해집니다. 그러다보면 어느 날 자신을 마주 대했을 때, 대단히 낯선 경험을 하게 됩니다. ‘내가 누군지 잊어버렸기 때문’입니다. ‘나답게 산다’ 는 말이 오히려 혼란함으로 다가오기 때문입니다.
요한은 오늘 대답합니다. “당신은 누구요?” 라는 물음에 “나는 그리스도가 아니요” 하면서 대답을 “~아니다” 고 끝맺습니다. 이는 참으로 정직한 대답입니다. ‘~이다’ 라고 답하기 어려울 때, 그에 반대되는 ‘아닌 것’부터 걸러내다보면 점차 참다운 것에 다가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면서 독서도 말합니다. “여러분은 그 가르침대로 그분 안에 머무르십시오” 뭔가를 보고 싶다면 가만히 머물러야 하는데요.
오늘 기념일을 맞이한 두 성인은 그리스도교가 공식적으로 인정된 이후 태어났지만 한편으로 교회는 아직 뿌리가 단단하지 않아 혼란한 시기였습니다. 이단과 거짓교리, 자신이 메시아라고 외치던 시기였습니다. 이럴 때 무엇이 필요할까요? 오늘처럼 찬바람을 맞듯이, 냉정하게 자신과 마주 대해야 합니다. 나는 나 자신에게 솔직한지, 아니면 뭔가 꿍꿍이를 감추고 사는지 , 자신과 하느님께 대답을 해야 합니다. 왜 사람들은 자신을 그대로 보는 걸 두려워할까요? 나보다 월등한 사람과 만나는 걸 힘들어할까요? 그 이유는 나의 민낯이 드러나는 것이 꺼리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 꺼리는 것을 인정할 때 비로소 새로운 기회가 열리고 시작이 가능합니다. 마음이 맞는 사람과만 사귀게 되면 정체가 되고, 더 늙어버리는데요. 거기에 주저앉기 때문이지요.
자꾸만 덧칠하고, 감추고, 말 바꾸는 시대에 진실한 삶이 필요할 것입니다. 이제 1년의 둘째 날이 밝았습니다. 우린 하느님 앞에 사람들 앞에 떳떳한 나로 살아야 하겠습니다. 남은 날을 참다운 삶으로 거듭날 때, 우리가 사는 이유를 알아갈 수 있을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