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31주간 금요일
많은 분들이 읽으면서 들으면서 이해가 가지 않는 성경구절이 있습니다. 그중 하나가 예전 성경은 ‘약은 청지기의 비유’, 요새 ‘약은 집사의 비유’ 이지요. 들으면서 ‘그럼 이렇게 약아빠지게 살라는 것인가?’ 싶을 수 있습니다. 허나 여기엔 이런 게 숨어있지요. ‘세상 일을 대처하는 데도 약아빠짐에 지혜가 필요한데, 하물며 하느님 나라를 기다리고 준비하는 이는 너무 늦지 않게 대처하는 지혜로움이 있어야 하지 않겠는가?’ 라는 점이죠. 그럼 우리에게 남은 시간이 얼마나 있을까요?
예전 어릴 때 윤석중 시를 읽은 적이 있습니다. 엄마가 딸 아이에게 ‘지금 몇시인 지 가겟집에 가서 물어보라’고 시킵니다. 여기에 영감님은 ‘넉점 반이다’ 아이는 까먹지 않으려고 넉점 반, 넉점 반. 하면서 집에 오는 데, 그만 물 먹는 닭을 한창 구경하고, 개미가 줄지어 이동하는 것 쳐다보고, 넉점 반.. 하면서 나는 잠자리 따라다니고, 분꽃 따물고 해가 뉘엿뉘엿 지는 때에 엄마에게 해맑게 말합니다. ‘엄마 지금 넉점 반이래~’ 아이의 천진난만한 이야기로 들릴 수 있지만 한편 흘러가는 시간을 어찌 대처해야 할까?를 보게 됩니다.
우린 하느님 나라의 이야기를 하면 은연 중에 이런 생각을 합니다. ‘그래 지금은 아냐.. 내겐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아 있어. 그러니 나중에 해도 돼’ 그러나 그 시간은 그야말로 득달같이 달려듭니다. ‘벌써?’ 라는 말을 할 정도로요. 그러니 무엇이 필요할까요? 가만히 앉아 벽시계를 보면 초침의 1분이 예전보다 빨리 간다는 것을 느낍니다. 초시계의 흘러감을 보며, 나는 주어진 시간을 잘 살고 있는가? 보는데요. 모두들 자신을 잘 돌봐야 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