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요한 세례자의 수난 기념일

2025. 8. 30. 오전 11:13:38

글자

성 요한 세례자의 수난 기념일

 마태오 복음 1112절 말씀이 있습니다. 세례자 요한 때부터 지금까지 하늘나라는 폭행을 당하고 있다. 폭력을 쓰는 자들이 하늘나라를 빼앗으려 한다.” 이 말씀으로 무엇이 보이나요? 왜 빼앗으려들까요? 여기엔 본능이 숨어있습니다. 사람들이 현실적으로 원하는 게 뭘까요? 사랑, 공정, 정의, 평화처럼 보이지만 그건 말만 그럴 듯하게 내놓을 뿐, 실은 그런 것을 꺼리고요. 내 할 바대로, 내가 원하는 데로 하느라 올바른 목소리를 거부하는 일이 지금도 얼마나 많습니까?

 예전 배우 최민식이 이순신으로 분한 명량의 장면입니다. 거북선은 불탔고요. 배도 12척 밖에 없는 부실한 때에 엄청난 수의 일본군이 밀려온다는 소식에 사람들은 두려워하고 군인들마저 도망가는 사태에 누구는 투항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여기에 이순신 장군은 고뇌하며 읊조립니다. 이 두려움을 용기로 바꿀 수만 있다면..’ 우리도 겁을 집어먹을 수 있습니다. 세례자 요한이 옳은 소리를 하다가 결국 그 일가에게 당하지 않습니까? 하지만 주님은 이런 우리에게 기운을 불러일으키십니다. 너는 허리를 동여매고 일어나 내가 너희에게 명령한 모든 것을 그들에게 말하여라. 너는 그들 앞에서 떨지마라. 그랬다가는 내가 그들 앞에서 떨게 할 것이다.” 허리를 맨다는 것. 신부님들이 미사할 때나, 무거운 역기를 드는 운동선수 등이 몸의 준비를 하고, 정신을 무장하고 각오를 다질 때 달라지게 됩니다. 그러면서 주님을 믿고 일어나 설파를 하라 합니다.

 사람들이 무엇을 두려워할까요? 본능을 잃을까봐 두려워합니다. 가진 권력, 재산, 욕망 등, 가진 것이 전부라 여기는 이들은 하느님 말씀이 심히 부담스럽습니다. 왜냐하면 당장에 사라지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하늘나라를 향해 폭행을 한다한들 그게 자기 것이 되겠습니까? 얼마 전 권력을 실각한 예전 정부를 보고 화무십일홍이란 말을 했습니다. 이는 중국 남송시대 시인인 양만리가 지은 월계화에서 차용한 것입니다. 아무리 멋들어지게 핀 붉은 꽃도 열흘을 넘기지 못한다는 뜻처럼 괜한 욕심보다 참된 목소리를 내는 데 주저하지 말아야 하겠습니다. 하느님 말씀을 비웃고 살다가 결국 죽음을 맞이할 수 밖에 없던 허탈함에 젖어버린 이들이 어제, 오늘의 이야기는 아니잖습니까? 우린 영원함을 살아가는 이들이기에 괜히 흔들리지 말아야 하겠습니다.

댓글 0

첫 댓글을 남겨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