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바오로 미키와 동료 순교자들 기념일

2025. 2. 6. 오전 9: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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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바오로 미키와 동료 순교자들 기념일

 일본에는 하이쿠라는 17글자로 된 한 줄 짜리 시가 있는데요. 그 중 잇사라는 사람의 시에 이런 작품이 있습니다.

천황 치세여

우거진 수풀 아래

그리스도교 불상

 우리나라보다 긴 순교의 박해가 이어지던 일본은 예수님 성상을 숨기려고 부처님 형상으로 위장한 예수님 성상을 보고 쓴 시인데요. 문득 이것을 읽으면서 나는 나의 신앙을 지키기 위해 어디까지 해봤는가?’ 라는 물음이 던져졌습니다. 우리의 사명은 복잡하지 않습니다. 꽤나 단순합니다. 지켜야 할 것과 아닌 것을 잘 구분하고 분별시켰습니다. 그동안 많은 이들이 아닌 것에 대해 시도를 해봤지만 결국 그것이 자신을 더럽히고, 문제시 되는 것을 보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것을 지키려 들 때는 수고로움이 따릅니다. 남들처럼 안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남들이 하는 삶이 오히려 나의 단순한 삶을 방해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자기네처럼 하지 않는 나의 모습을 보며 폄하하는 말과 행동을 서슴치 않고 해대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왠만한 맷집을 갖지 못하면 주눅들거나 슬그머니 그들을 따라서 동조하게 되는데요. 마음이 시키지 않아도요.

 “빵도, 여행 보따리도, 전대에 돈도 가져가지 말라 는 말씀에 겁을 집어먹을 수 있겠으나 진정한 것을 지켜나가기 위해 군더더기에 집착하지 말라는 말씀으로 받아들일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는 온갖 것에 신경을 쓰곤 하기 때문입니다. 그러한 삶은 원래 나의 삶을 방해합니다. 이런 사실을 모르면 굉장한 혼란을 겪습니다. 우리가 토로하잖습니까? 평화스럽길 바란다고요. 평화롭지 않은 이유는 바로 남들의 시선에 신경쓰고, 나만이 해야 할 일에 대해 제대로 바라보지 못하기 때문인데요. 그럴 때 독서 말씀처럼 주님을 만났을 때, 두려움에만 떨지 않는 내가 될 수 있습니다. 해야 할 바를 하기 때문입니다. 기념일을 맞은 바오로 미키 성인과 순교자들은 앞서 시처럼 자기를 제대로 지키기 위해 별별 시도를 해봤을텐데요. 그러면서 자신들을 정리해갔을 것입니다. 우리도 그래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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