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 성탄 대축일 밤미사

2024. 12. 24. 오전 12:3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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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 성탄 대축일 밤미사

 가만히 구유를 바라보면서 여러 생각이 듭니다. ‘왜 당신은 구유로 오셨을까요? 그 많은 것 중에서 불편한 가난을 선택하셨을까요?’ 이러한 물음은 우리가 알고 있던 단순히 외웠던 교리 수준을 벗어나게 만듭니다. 매번 찾아오는 성탄이지만 점점 답은 구체화 되어야 합니다. 세례받은 지 이 정도가 되셨다면 말이지요. 이 물음에 대한 나름의 답을 내실 때가 됐는데요. 저는 어제 지푸라기만한 답을 만난 것 같습니다. 너무 당연하게 들리시겠지만...그분이 택한 가난이, 주님을 주님답게 만들어 주었구나~’ 라는 사실입니다. 가난으로 인해, 주님을 주님으로 만들어줬다는 말을 좀 풀어서 설명해 보겠습니다.

 ‘존 로날드 루엘 톨킨이라는 유명한 사람이 있습니다. 누구냐고요? 환타지 영화 반지의 제왕을 쓴 작가입니다. 처음에는 자기 자녀들에게나 들려주려고 동화를 썼답니다. 하지만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 수 있었던 이유는 작가가 1차 세계대전에 참전하면서 목격한 인간의 탐욕이 들어있기 때문입니다. 영화에도 봤던 골룸은 처음엔 추악한 모습은 아니었습니다. 주인공과 같은 키 작은 호빗족이었습니다. 하지만 자기 반지도 아니면서 그것을 바라보고, 끼어보면서 좋아라 하고, 결국 자기도 모르게 서서히 반지로 인해 오염이 되었고요. 그 욕망은 욕망 자체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물질이 존재를 지배하는 상태까지 치닫습니다. 이는 곧 정신이 죽은 상태이지요. 같은 소설에 나온 마법사 간달프도 지금처럼 혼란한 시기에는 그 어떤 위대한 자도 무슨 실패를 할 지 모르고, 아무리 미천한 존재라도 무슨 일을 해낼지 알 수가 없다 라는 말에서 미천한 골룸이지만 이런 존재가 많아지면 세상이 혼탁해지는 건 시간 문제임을 경고합니다. 몇 년 전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도 규제가 없는 지금의 자본주의는 새로운 독재라 하시면서 개혁의 이유를 드셨는데요. 탐욕으로 인한 인간의 한계를 꼬집으십니다. 물론 우린 약하기에 어떤 힘을 받아서라도 서고 싶을 겁니다. 허나 그것이 처음부터 내 것이 아니라면, 오히려 나를 좀 먹게 만드는데요. 물론 처음엔 그것이 나를 도와주었기에 지금도 붙잡고 있지만, 어느 단계를 넘으면 그 다음 단계로 넘어가지 못하고 오히려 노예처럼 메여 있는데요. 혼란한 시기에 무엇을 붙잡아야 할까요?

 “한 처음에 말씀이 사람이 되어 오셨습니다.” 하느님이 안보였기에 그동안 일반인들은 허상이라고 느낀 하느님께서 일부러 오셨습니다. 그러면서 나처럼 살면 진짜 제대로 살 수 있다 고 가르치러 오십니다. 그분은 어느 것에도 메이지 않으면서 당신 안에서 모든 것을 이루십니다. 우리도 그분 안에서 숨 쉬고 있는 생명을 받아서 새롭게 일어나야 하겠습니다. 그럴 때 나도 제대로 설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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