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림 4주일

2024. 12. 21. 오전 9:2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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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림 4주일

 10 여년 전 발간된 노동시인 박노해가 쓴 옥중 에세이 다시라는 시입니다.

희망찬 사람은 그 자신이 희망이다 / 길 찾는 사람은 그 자신이 새 길이다 /

참 좋은 사람은 그 자신이 이미 좋은 세상이다 / 사람 속에 들어 있다 / 사람에서 시작된다 / 다시.. 사람만이 희망이다

 벌써 대림 4주일입니다. 기다림을 상징하는 초가 다 켜졌습니다. 초가 다 켜졌다는 말은 모든 준비가 마쳐졌다는 뜻이고요. 이제 그분만 오시면 된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묻습니다. 진정 준비가 다 되었습니까? 앞서 사람만이 희망이다라는 시를 소개하였습니다. 점점 믿을 수 없는 세상에서, 불안을 조장하고, 자신이 말한 것마저 거짓으로 돌려버리는 세태에서, 사람이 과연 희망이 될까요? 그 사람이 나를 이렇게 힘들게 만들고 있는데, 진정 사람이 희망이 되겠느냐 말입니다. 이런 실망과 자괴감이 밀려올 때 무엇을 봐야 할까요?

 여기서 성경구절인 말씀이 사람이 되셨다 는 우리가 받은 약속이 뭔지를 살펴보게 됩니다. 하느님이 굳이 인간의 역사 안에 오셨다는 뜻은 우릴 못 믿어서가 아니라, 우릴 무시하는 게 아니라, 우릴 만드신 책임자가 책임을 지시겠다는 태도를 보여주시려는 것을 알게 됩니다. 모두가 내빼고 도망갈 때 그분은 오히려 그 속으로 들어오십니다. 그러면서 이제 무엇부터 해야 할지 알려주십니다. 그 시작을 사람과 같이 하십니다. 반가운 이의 목소리를 들으니 저의 태 안에서 아기가 즐거워 뛰놀았습니다.” 라고 반응하는 것처럼 지극히 자연스런 현상으로 시작된 아이는 안정감을 찾고 사랑을 느끼며 해야 할 바를 찾아가게 됩니다. 그게 바로 사람만이 느낄 수 있는 양육이요, 사랑인데요.

 사랑하는 인헌동 본당 교우 여러분

분명 사람만으로는 한계가 있습니다. 능력은 부족하고, 한계는 여전하며, 어느 것 하나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 사람이 하느님과 함께 할 때, 신성(神聖)을 가진 그는 남이 하지 않은 뭔가를 하고요. 그걸 본 이는 그것이 불가능하지 않다는 것을 알면서 따라하고요. 그로인해 마침내 세상이 변하는데요. 그렇다면 사람은 희망이 될 수 있습니다. 이걸 만나고 싶지 않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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