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 7주간 목요일

2024. 5. 16. 오후 3:0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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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 7주간 목요일

 손자병법의 계율중에 혼수모어(混水摸魚)’ 란게 있습니다. 물을 탁하게 만든 뒤에 물고기를 잡는다는 글인데요. 상대를 혼란에 빠트려 기회가 오기를 기다리다가 목적을 달성한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이게 야비한 걸까요? 지혜로운 걸까요?

 만약 여러분 생각대로면 낚시하는 이들은 나쁜 사람 취급받을 것입니다. 미끼를 풀어놓거나, 인조 미끼로 유혹하며 흔들어대니까요. 다윗이 골리앗을 잡을 때 어떻게 했나요? 어린 아이가 조약돌을 집어들고 새총을 보여주자, 그만 골리앗은 너털웃음을 짓고요. 긴장이 풀어짐을 틈타 공격합니다. 오늘 바오로도 그렇습니다. 최고의회에 잡혀온 그가 상황을 바라봅니다. 주변 사람들이 바리사이와 사두가이인들인지 알고서, 부활하리라는 희망 때문에 재판 받습니다.” 라고 말합니다. 서로의 교리가 다르다는 것을 알면서 내지른 영리한 묘수였습니다. 맑은 물에서는 고기를 잡기 힘들기에 일부러 물을 진흙탕으로 만들고서 고기를 잡았던 것처럼 바오로도 분위기를 소란스럽게 만들고서 위기를 모면합니다. 순진하게만, 원리 원칙대로만 하면 상황은 불리할 수 있습니다. 게다가 바오로의 최종목적지는 로마에 가서 증언하는 것이기에 여기서 끝낼 수는 없었습니다.

 예수님도 공생활의 기간 동안 사람들이 왕으로 추대하려는 것을 아시고서 일부러 피하십니다. 때를 기다리다가 예루살렘에서 십자가 죽음을 당하십니다. 어제에 이어 하나됨과 일치를 바라시는 주님의 기도에서 잘 살펴야 할 것은 사람들의 약점과 치부와 갈등 속에서 일치를 이루셨다는 점입니다. 편안하게 이뤄지는 것은 잘 없습니다. 지혜로운 이는 혼란 속에서도 기회를 얻곤 합니다. 우리도 그런 식견이 필요하겠습니다. 단순히 일희일비할 것이 아니라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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