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 팔일 축제 수요일

2024. 4. 3. 오전 9:4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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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 팔일 축제 수요일

 그동안 살면서 공부했던 것들은 대부분이 현상적인 것이요, 자연적인 학문이었습니다. 생물과 무생물을 연구했고요. 전기가 어떻게 발생하는 지, 비가 왜 내리고, 바람은 왜 부는 지 등에 관한 것들을 배웠습니다. 그러면서 수학적으로 계산하고 논리적인 언어로 표현하는 세상을 잘 살기 위한 공부였습니다. 하지만 반대로 자연학을 넘어서는 분야도 있습니다. 형이상학이라고 합니다. 보이는 형태를 넘어선 분야를 공부하는 것이죠. 모든 세상의 근원은 무엇이고, 하느님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느냐?를 공부합니다. 예를 들어 제가 흰 제의를 입었습니다. 이건 사실 흰색이 아닙니다. 왜냐하면 색을 판단하려면 빛을 통해 반사하는 사람 눈에 있는 500만개의 원추세포가 판단합니다. 이 세포가 잘못되면 색을 혼동할 수 있지요. 내가 혼동한다면 흰색이라 말하지 못할 것입니다. 게다가 흰색이란 게 무엇인가? 의 정의를 못내린다면 나는 이를 알지 못한다고 할 수 밖에 없습니다. 좀 어렵지요? 여러분도 오늘 어려운 말씀을 들었습니다. 베드로가 사람을 고치고, 3일 전까지 만난 예수님을 사람들이 못 알아보고, 빵을 떼자 그분이 사라지셨다니까요.

 여기서 이런 것을 보게 됩니다. 주님은 나를 넘어서시는 분, 현상에 갇혀 계시지 않는 분임을 알려주십니다. 그동안 공생활에서 일부러 제자들과, 사람들과 함께 계셨지만 당신의 참된 모습은 그게 전부가 아니었습니다. 이제 죽음을 넘어선 부활을 통해 며칠 전까지도 알아봤던 그분을 몰라뵙는 사태, 그리고 평범한 베드로가 사람을 고치는 모습이 벌어집니다. 게다가 복자가 성인이 되려면 꼭 하는 심사가 있는데요. 기적이 벌어져야 합니다. 요한 바오로2세 교황님이 성인이 되신 이유도 그분이 순교하신 것이 아니기에 그에 맞는 뭔가가 필요했습니다. 헌데 40살 경에 파킨슨병을 앓은 수녀님이 교황님께 기도하다가 병이 나은 것이 병원과 교황청에서 인정되었기 때문인데요.

 우리의 삶은 그저 현상적이지만은 않습니다. 그 너머의 것이 있습니다. 그리고 우린 그것을 갈구합니다. 그럴 때 우리 눈에 열리는 것을 만날 수 있습니다. 제발 현실적인 것에만 메여있으면 안되겠습니다. 당신은 그 너머를 만날 수 있게 해주시는 분이기 때문입니다. 나를 그분을 가두지 말아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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