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 봉헌 축일
주님봉헌축일입니다. 단순히 복음에 나온 대로 주님을 봉헌한 것을 일컫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요사이 서원받고 서품받는 성직자, 수도자의 날만도 아닙니다. 제3회, 축성생활봉헌회인 재속회의 날만도 아닙니다. 복음적인 권고를 지켜가려는 모든 이의 날인데요.
세례를 받을 때, 갱신서약을 맺을 때, 서원을 할 때, 켜는 초를 바라보면서 무슨 느낌이 드십니까? 예전 혼인하면서 ‘화촉을 밝힐 때, 찬란한 빛을 보면서 미래를 꿈꿨을 것입니다. 살면서 알게 됩니다. 첫 마음을 고이 간직하는 것이 그리 쉽지 않다는 것을요. 변하고, 퇴색하고, 바래지는 것 같은 안타까움 속에서 또 한 번 꿈을 꾸고 염원을 합니다. 처음 가졌던 그 마음을 잃지 않게 해달라고요. 나의 사랑이 변치 않게 해달라고 말입니다. 물론 우린 변했습니다. 그 변함은 성장일 수도, 퇴보일 수도 있습니다. 열정이 커지기도 했고요. 관심이 꺼지기도 했습니다. 그러면서 우린 계속 닦아나가야 하는데요. 마치 값비싼 보석을 닦듯, 먼지 앉은 나의 상태를 계속 바라봐주고, 공을 들이고, 관심을 쓸 때, 달라지는 상황에서도 변하는 세태속에서도 기본 줄기가 흔들리지 않는 삶을 살아갈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린 새로운 것을 하기보다, 기존의 기본기를 닦아나가는 이들입니다. 늘 성실하고, 부지런히, 배운 것을 되새기고, 임할 때, 우리의 첫 마음의 불은 여전히 찬란히 타오를 것입니다. 그러니 지치지 말아야겠습니다. 남을 부러워 말아야 하겠습니다. 주님이 주신 나만의 길을 잘 걸어가야 하겠습니다. 가족도 어떤 때는 내 편이 아닙니다. 하지만 내 곁에는 늘 당신이 계시니 외롭지 않을 것입니다. 참답게 나를 내어 드려야 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