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33주일. 세계 가난한 이의 날

2023. 11. 18. 오전 10:3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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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 33주일. 세계 가난한 이의 날

 오늘은 프란치스코 교황님이 제정하신 세계 가난한 이의 날입니다. ‘가난을 모르는 사람은 없습니다. 사람들은 가난을 안 좋은 것으로, 만나면 안되는 것처럼 여깁니다. 맞습니다. 가난이 뭐가 좋습니까? 가난하게 살아본 분들은 압니다. 그 불편함이 뭔지를요. 가난을 멀찍이 바라본 분들도 압니다. 가난으로 인해 사람들에게 어떤 해악이 끼쳐지는 지를요. 그렇습니다. 교회가 말하는 가난은 이상적인 가난을 말하는 게 아닙니다. 여러분은 성탄 때 구유에 누우신 아기상을 바라보며 아름답게 보실지 모르지만, 실제로 이건 미화의 대상이 아닙니다. 진짜 가난한 것입니다. 아기가 동물 가운데서 냄새나고, 축축한 가운데 있는 게 아름다운 풍경은 아니잖습니까? 그렇습니다. 가난이 그러합니다. 만난 부모가 형편이 안되서, 살았던 주위 환경이 그래서, 내 지적 능력이 그것밖에 미치지 못해서, 나는 지금의 나를 껴안고 살 수 밖에 없습니다. 여기에 많은 이들이 비교를 하지요. 그러면서 괴로워합니다. 물론 그럴 수 있습니다. 내가 선택한 가난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우리 주위에 이런 이들이 많음을 보면서 우린 현실을 제대로 봐야 하는데요.

 가끔 학자들은 보고서를 냅니다. 2014년 빈곤, 불평등 추이 및 전망에서 ‘90년대 중반에는 경제성장으로 절대 빈곤 3%, 상대빈곤 9%를 기록했던 것이 21세기 들어 2012년까지 절대빈곤 8% 내외, 상대빈곤 14%를 기록하고 있다고 보고합니다. 이것은 농어촌 가구는 제외한 수치이기에 실제 절대빈곤 상태는 더 많은데요. 이로인해 경제가 성장할수록 부자들의 소득이 어려운 이를 도울 것이라는 낙수효과가 거짓말임이 증명되었습니다. 코로나 이후 백신을 조달할 능력이 있는 나라와 없는 나라가 구분되면서 부자나라가 어려운 나라를 지원하기보다 사용기한이 남은 백신을 무조건 폐기하는 결단을 저지릅니다. 우리나라도 올해 6월 말 기준으로 지금까지 국내 들어온 코로나19 백신 물량은 202111891만 회분, 20227884만 회분, 202316353만 회분 등 총 2128만 회분에 달했지만, 이중 전체 도입 물량이 10.86%에 해당하는 2186만 회분을 폐기하였습니다. 폐기되는 물량은 더 늘어날 예정입니다. 새 백신은 오미크론 하위변위인 XBB.1.5를.겨냥한 백신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방법이 그것 밖에 없었을까요?

 자 이제 다시 우리가 가난을 바라보는 관점을 재조정 할 필요를 느낍니다. 성경에서 가난은 타파하거나 극복해야 할 상황으로 묘사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누군가 겪을 수 밖에 없는 것으로 묘사합니다. 이를테면 자연재해, 기후위기, 경제적인 난조는 부자나 가난한 이나 만날 수 밖에 없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신명기 1511절은 말합니다. 그 땅에서 가난한 이가 없어지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므로 내가, 너희 땅에 있는 궁핍하고 가난한 동족에게 너희 손을 활짝 펴 주라고 너희에게 명령하는 것이다.” 누구나 가난한 상태에 놓일 수 있기에 공동체는 가난한 사람들이 삶을 영위할 수 있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여기에 잠깐 언급했던 가난을 그저 인간적인 입장에서만 본다면 가난을 혐오하거나 죄악시 여기며, 상대적 박탈감에만 휩싸일 것입니다. 이런 자세는 설사 내가 가난하지 않더라도 행복하지 못한 내가 되고 그런 사회가 될 수 밖에 없는데요. 당연히 서로를 생각하는 연대의 끈도 끊길 것입니다.

 사랑하는 인헌동 본당 교우 여러분

 오늘 복음에는 달란트의 비유가 나왔습니다. 내가 가진 달란트가 5달란트건, 2달란트건, 한 달란트건, 그것을 가지고 임해야 합니다. 누구는 지혜롭게 불리면서 벌어들였지만, 누구는 그것마저 잃을까봐 아무 것도 하지않고 땅에 묻어버립니다. 나중에 주인을 오해하고, 돈을 잘못 굴린 그의 것을 다 빼앗아 많이 번 사람에게 줘버립니다. 이건 불평등이 아니지요. 가진 것을 제대로 활용하지 않는 사람은, 어려운 사람을 무시하고 관심 없는 사람일 뿐인데요. 마지막으로 예전 교부의 이야기를 들려드리며 마치겠습니다. '가진 것이라고는 성경밖에 없던 세라피온이라는 사람이 있었는데 그는 가난한 사람을 먹이기 위해 가진 성경마저 팔았습니다. 그러고는 기억할 만한 말을 했지요. "나는 모든 것을 팔아서 가난한 사람에게 주어라"고 내게 명하신 바로 그 말씀마저 팔았다고요.  여러분은 무엇을 가지고 계시나요가진 게 아무 것도 없진 않습니다그렇다면 그것으로 무엇을 해주고 계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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