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31주간 수요일. 로마 13,8-10; 루카 14,25-33
우화 하나를 소개합니다. 바다로 간 소금인형 이야기인데요. 난생 처음 바다를 만난 인형은 바다에게 물었습니다. - 넌 누구냐? 바다가 대답했습니다. - 나? 말로 설명하긴 어렵지만, 직접 내 안에 들어와 보면 알 수 있을 거야. 그 말에 더욱 더 궁금해진 소금인형은 바다가 말한 대로 한 걸음 한 걸음.. 바다 안으로 들어가 보았습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들어가면 들어갈수록.. 발이 사라지고, 다리가 사라지고, 몸도 사라졌습니다. 바다에 닿는 즉시 자신이라고 믿었던 것들이 하나씩 하나씩 사라지는 순간, 소금인형은 엄청난 두려움을 느꼈습니다. 하지만 그 몸이 사라질수록 인형은 바다가 무엇인지 조금씩 알 수 있을 거 같았답니다. 그러다가 마침내 아주 작은 알갱이 하나로 남게 되었을 때, 소금인형은 기쁨에 찬 목소리로 외쳤습니다. - 그래, 이제 알았어. 네가 바로 나라는 것을! 난 바다야~ 소금이 바다에서 왔다는 걸 그제야 알게된 거죠.
똑같이 질문해 봅니다. 오늘 주님이 말씀하시는데 사랑이 뭘까요? 아직 사랑을 잘 모르겠다면 혹시 이런 건 아닐런지요? 난 그저 사랑을 어떤 대상으로만 여기고, 막연한 그 무언가로만 여기고, 어떤 행동으로만 여기면 나는 사랑을 그냥 멀뚱히 바라보기만 한 것입니다. 하지만 사랑은 그 안에 들어갈 때에야 앞서 이야기처럼 소금인형이 바다에 들어가 볼 때, 그제서야 알게 됩니다. 자신이 녹지만 실은 자신의 본질이 어떤 맛인지 어떤 느낌인지 알아가는 것 말입니다. 우리가 예수님을 닮기 힘들다 여기는 것도 어쩌면 ‘내가 예수님이 되어 보는 것’을 겁내고 그냥 멀찍이 보기만 한 것은 아닐까요?
“누구든지 나에게 오면서 자기 아버지와 어머니, 아내와 자녀, 형제와 자매, 심지어 자기 목숨까지 미워하지 않으면 내 제자가 될 수 없다” 는 말씀은 자기를 미워하라는 것이 아니라, 주님과 하나가 되면 나머지는 다 알아서 되기 때문입니다. 마치 독서의 계명을 지키려고만 들면 마치 하기 싫은 숙제처럼 여길 수 있지만, 그 계명의 정신과 하나가 되면 일부러 지키려고 들지 않아도 계명의 삶을 살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푹 젖어들어야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