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주기도의 복되신 동정 마리아 기념일
아무 것도 없었지만 충만하게 가득찼기에 기뻐했던 적이 있습니까? 그저 매달릴 뿐이었는데 다행히 일이 잘 풀린 적이 있습니까? 만약 그런 체험이 있었다면 ‘비움의 영성’ 을 만난 셈입니다.
묵주기도의 복되신 동정 마리아 기념일을 맞이하면서 묵주기도 성월을 보내며 문득문득 예전 기도의 체험을 떠올려봅니다. 아는 사람, 도와주는 사람이 곁에 없었기에 그저 묵주알만 붙잡고 기도한 시간 속에서 어느새 일이 잘 해결 되었던 일 들 말입니다. 54일 기도를 올리며 청원 27일, 감사 27일 동안 무엇 하나 이뤄진 것도 감사한 것도 없었는데 나중에 시나브로 이뤄진 경험들이 여기까지 오게 해주었습니다. ‘은총’ 이라 말할 수 밖에 없지요. 당장 아무 것도 쥐어진 것이 없었지만 결국 다 해주신 체험은 우릴 견고하게 만드는데요.
어제에 이어진 일흔 두 제자는 기뻐합니다. 그러자 주님이 말씀합니다. “아버지의 뜻이 지혜롭다는 자들과 슬기롭다는 자들에게는 이것을 감추시고 철부지 들에게 드러내 보이시니 감사드립니다.” 세상의 힘을 믿는 이들은 오직 인간적인 힘, 돈의 힘, 권모술수 등을 통해 이루려고 하지만 우린 오직 믿음을 통한 하느님을 믿기에 그분을 통해 얻는 체험이 나를 살립니다. 언뜻 무모해 보이고, 비경제적으로 보일 수 있지만 그 순수함이 하느님을 감동시켜 당신의 사랑을 느끼고 얻을 수 있는 것처럼 각박하고 삭막해져 가는 이 때에 오히려 빈손의, 가난함 속으로 들어가 매달려야 하지 않을까요? 그분의 힘을 만난다면 진짜 행복이 무엇인지, 진정한 만족이 무엇인지 알기 때문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