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16주간 금요일
간혹 동네 병원을 갈 때가 있습니다. 종합병원처럼 큰 장비도 없고, 으리으리하지 않지만 집 가깡이서 진료와 치료를 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이런 곳에 있다보면 저도 동네의원 의사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비록 작은 동네라서 알아주는 사람은 없지만 교우들의 영신상태를 점검하고, 진단하고, 때로는 습관을 바꾸게끔 약속도 받아가면서 맡은 교우를 잘 돌봐야 하는데요.
오늘 말씀은 씨뿌리는 사람의 비유를 해설해주시는 장면입니다. 독서는 모세를 통해서 우리가 아는 계명을 주시고 있습니다. 언뜻 연결이 안되는 것처럼 보일 지 몰라도 이 안에는 이런 것이 있습니다. ‘내 속에 무엇이 가득 들어있는가? 무엇이 들었길래, 주님 말씀이 마음에 새겨지지 못하고 있는 걸까?’ 라는 점입니다. 당신 말씀 좋은 거 모르는 사람 없습니다. 그리고 그리 어려운 것도 아닙니다. 시간과 관심을 가지고 임하면서 욕심을 버리고 양심껏 살면 됩니다. 그런데 문제는 생각이 많다는 점입니다. 생각이 많아지니, 뭔가를 버리지 못하고, 바꾸지 못하고, 그래서 분심이 들고, 겁이 나고, 다른 게 더 눈에 들어옵니다.
앞서 동네 병원 의사 이야기를 꺼냈습니다. 한 동네는 다수가 같은 걸 사용합니다. 같은 라인의 상하수도를 씁니다. 물을 통해 많은 것이 전염되지요. 여긴 전통시장도 있구요. 같은 상점에서 사다쓰니 가질 수 있는 질병도 비슷해질 수 있습니다. 그럼 우리의 공통된 문제는 뭘까요? 기본적인 교리나 하느님 말씀을 모르는 것은 아닌데, 선뜻 당신의 것을 선택하지 못하는 이유는 뭘까요? 우리가 이 문제에 대해 고심을 할 때, 나와 비슷한 이웃들의 어려움도 도와주면서 나 또한 살릴 수 있을 것입니다. 무엇이 꽉 들어앉아서 막혀 있는 것일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