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30주간 금요일 강론
신학교에서 교리교육을 가르치셨던 한 신부님께서 하루는 수업을 시작하시기전에 창밖을 보시면서 이렇게 물으셨습니다.
“여러분. 오늘 하늘이 어때 보이십니까.” 저희들은 아무 생각없이 “날씨 좋은데요.” 라고 대답을 했습니다. 하지만 신부님은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우리가 매일 아침 맞이하는 하늘이 늘 똑같다고 느낄지 모르지만, 구름이 다르고, 살결에 닿는 공기의 느낌이 다르고, 바람이 다르고, 햇빛의 양이 다르고, 그것을 바라보는 사람의 마음도 다 다릅니다. 주님께서 이 세상을 창조하신 이래 오늘과 똑같은 하늘은 단 한번도 없었습니다.” 라고 말씀해 주셨습니다. 우리가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것들, 너무나도 일상적인 것들, 너무나 익숙해서 있는지 없는지도 신경 안 쓰는 것들 안에, 사실은 하느님의 은총의 선물이 숨겨져 있습니다. 단 그것을 발견하는 것은 우리가 삶에 무뎌지고, 내 마음의 움직임에 무뎌지는 것으로부터 자신을 늘 깨어있게 할 때 가능합니다.
우리들은 삶을 살아가면서, 쉽게 상처받고, 다시 상처받지 않기 위해 방어막을 만들고, 갑옷을 만들어 온 몸에 두릅니다. 그리고 하나씩 하나씩 단정 지으며 살아갑니다. 이건 이렇고, 저건 저렇고, 저 사람은 딱 보니까 이렇고, 저 사람은 딱 보니까 이렇구나. 하면서 아무렇지도 않은 듯 우리에게 다가오는 하느님의 선물인 일상들과 다른 이 와의 만남들을 쉽게 지나쳐버립니다.
어쩌면 우리도 복음 속 율법학자들과 똑같이 내가 만든 법에 사로잡혀 사는 지도 모릅니다. 그 법에 의해, 저 사람은 저렇고, 그 일은 그렇고, 하면서 쉽게 단정지어버리는 습관, 이것은 우리를 마음 편하게 해줄지는 몰라도, 참으로 생생하게 ‘살아있게’는 못하는 것 같습니다.
쉽게 단정지어 버리는 행위는, 우리의 살아있는 생생한 삶의 체험들을 순식간에 죽은 지식으로 바꿔버리기 때문입니다.
사제로 하루하루를 살아가면서 조금씩 깨닫는 사실 하나는, 주님께서는 내 내면속에, 내 체험속에, 내 기억속에 쌓여져 있는 견고한 성들을 하나씩 하나씩 무너뜨리시는 분이라는 것입니다. 내가 당연하다 믿고 있었던 것, 또는 내가 무의미 하다 생각했었던 것, 그리고 내 멋대로 생각했던 것들이 그 분 안에서 새로운 의미를 부여받고, 새로운 생명력을 되찾게 됨을 체험하게 됩니다. 오늘 하루, 일상이라는 익숙함 뒤에 숨겨져 있는 하느님을 사랑을, 그리고 선입견이라는 가림막 뒤에 숨겨져 있는 내 이웃의 참 가치를 발견할 수 있었나 기도 속에서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