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제 29 주간 수요일. 로마서 6,12-18; 루카 12,39-48
오늘 독서와 복음은 어제와 비슷한 말씀을 하십니다. 주인과 종의 관계를 통하여 당신과 우리와의 만남의 시간이 어떠한 것인지 설명해주고 계십니다. 하지만 쭉 그렇게 주님의 말씀을 듣다보면 썩 내키지만은 않은 우리 자신을 살펴볼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주님으로 말미암아 우리가 당신과의 새로운 관계로 거듭났음을 기뻐하게 되기는 하였지만 “많이 주신 사람에게는 많이 요구하시고 많이 맡기신 사람에게는 그만큼 더 청구하신다.” 는 말씀이 영 걸립니다. 그래서 하느님께 이렇게 따져보기도 합니다. “하느님! 이제 제가 너무 일하는 것 같지 않습니까? 남들도 일할 기회를 주셔야지요?” 라고요.
그런 우리의 불만을 모르실 리 없으실텐데, 아무 응답도 않으시고 그런 상태가 유지되고 있는 것 같아 은근히 부아도 오르고 우울하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가끔씩 같은 구역에 새로운 환자나, 연도가 생긴다거나 하면서 나의 구역에 여러 일이 생깁니다. 그리고 그들을 보면서 나의 신앙상태도 점검해보는 기회가 다가오면, 분명 힘들었던 때는 잠시 잊혀지고 그들의 아픔을 진정으로 바라보게 해줍니다. 그러면서 무언가 느끼게 해줍니다.
미사경문 중에 이런 것이 있습니다. “저희가 아버지 앞에 나아와 봉사하게 하시니 감사하나이다.” 라고요. 부족한 내가 그래도 뭔가 당신의 일을 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사실 감사함 아니겠습니까? 진정 사람은 아파봐야 건강의 소중함을 압니다. 만약 하고 싶어도 금지되는 삶을 산다면 그것만큼 힘든 일도 없을텐데요. 누구나 편하게 살려 하고 자신만의 세계를 구축하고 싶은 세상입니다. 하지만 주님은 내가 정말 잘하는 것도 없지만, 능력도 없지만 그렇게 맡기시는 당신의 뜻을 바라보면서 ‘나도 당신께 선택받은 사람이구나. 진정 주님은 나를 믿어주시는구나 ’ 라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이제 우리는 로마서 2장 6절의 말씀처럼 ‘하느님께서는 각 사람에게 그 행실대로 갚아 주실 것입니다.’ 라는 말씀을 믿고, 그저 나아가야하겠습니다. 주님은 그런 우리를 사랑하십니다. 그 사랑을 믿으며 그렇게 나가야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