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27주간 목요일. 말라키 3,13-20ㄱ; 루카 11,5-13
우리는 살면서 남에게 인정받기를 원합니다. 남이 날 좋아해주길 바랍니다. 사실 그렇습니다. 세상 사는 맛을 따져본다면 남에게서 인정받고 사랑받는데서 시작될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남들이 꼭 나를 좋아해줘야 하는 법은 없지요. 남들도 각자의 취향이 있는데 그것을 무시하고 나의 방식대로 이끌 수는 없으니까요. 게다가 내가 뭔가 부탁할 것이 있는데 그것을 거절당할까봐 두려워하는 마음 역시 가지고 있습니다. 과연 이럴 때 어떻게 살아야 할까요?
오늘 복음에 그런 풍경이 나옵니다. 상황은 좋지 않습니다. 이미 늦은 밤이니까요. 그런데 집에 손님이 와서 어떻게든 부탁할 수 밖에 없는 처지입니다. 하지만 곧 이런 소리가 들려오지요. “나를 괴롭히지 말게. 벌써 문을 닫아걸고 아이들과 함께 잠자리에 들었네. 그러니 지금 일어나서 건네줄 수가 없네.” 참 난감합니다. 이에 복음은 이렇게 이야기 합니다. “그 사람이 벗이라는 이유 때문에 일어나 빵을 주지는 않는다 하더라도 그가 줄곧 졸라대면 마침내 일어나 그에게 필요한 만큼 다 줄 것이다.” 여러분 사시면서 남에게 진정성을 보여준 적이 있습니까? 애타는 마음과 진실로 필요한 마음의 눈을 그에게 보여준 적이 있으십니까? 그런데 우린 자존심 때문에, 거절이 두려워 그만 돌아설 때가 또 얼마나 많습니까? 부탁을 하는 입장에서도 우린 다른 여러 가지를 또 생각하느라 진정 얻고 싶은 것을 놓칠 때가 얼마나 많습니까? 복음 마지막에 이런 이야기가 나옵니다. “하늘에 계신 아버지께서야 당신께 청하는 이들에게 성령을 얼마나 더 잘 주시겠느냐?”
기도도 마찬가지입니다. 그토록 청원기도를 올릴 때 내 마음 한 구석에 ‘이거 되겠어? 과연 들어주시겠나?’ 하는 마음이 있다면 그 기도는 이미 향이 다 날아가 버린 향수나 마찬가지 일 것입니다. 여기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진실로 아낌없이 부탁을 올리는 마음일 것입니다. 오늘 독서에 이런 말이 나옵니다. “주님을 경외하며 그의 이름을 존중하는 이들이 주님 앞에서 비망록에 쓰였다.” 우리의 이름도 당신의 마음에 새겨지기 위해선 무엇이 필요할까요? 그것을 이젠 알아가야 할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