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7일 묵주기도의 복되신 동정마리아 기념일.
많은 이들이 기도를 잘하고 싶어합니다. 기도 속에서 그분이 내 곁에 계심을 깨닫고 싶어합니다. 그러면서 앉아 있습니다. 초도 켜놓습니다. 하지만 조금씩 좀이 쑤셔옵니다. 슬슬 딴생각이 들고, 내가 마치지 못한 다른 일에 집중하고 있는 나를 곧 발견합니다. 그렇게 원해놓고, 다른 것에 더 관심을 보이는 나를 보면서 무슨 생각이 드시는지요? 주님을 진정 원하긴 한 것이었습니까?
오늘 복음에 제자 하나가 이렇게 청합니다. “주님 저희에게도 기도하는 방법을 가르쳐주십시오.” 그 제자도 우리가 같은 심정이었던 모양입니다. 주님은 모든 것, 생명까지 바치셨는데 난 무엇을 드릴 수 있을까?를 바라보면 이런 결론에 도달할 수 있습니다. ‘시간을 드려야 한다’ 고요. 사실 그 시간도 하느님이 주신 선물입니다. 내가 지금껏 살아가는 테두리가 바로 이 시간 안에서 이뤄지니까요. 하지만 이것을 다시 돌려드리는 차원이 될 때 그 결심은 반을 이뤘고요. 이제 의지가 나머지 반이 될 텐데요. 대데레사의 ‘완덕의 길’ 을 보면 이런 말이 있습니다. ‘무엇이 오든, 무슨 일이 생기든, 무어라 지껄이든, 고생이 아무리 크든, 누가 저편에 가 닿든, 가다가 죽건, 기진맥진이 되건, 세상이 꺼지건, 모두 상관하지 말고 나아가 결심만이 필요하다’ 라고요. 이제 수능도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입시생들에게 가장 무서운 것이 뭔지 아십니까? 그건 바로 ‘내 맘대로 감기는 눈꺼풀입니다.’ 어떻게든 졸음과 싸우면서 공부를 해야만 하는 것이 현실이고, 그래야 나머지 삶이 편안해지는데요. 세상의 시험도 이러할진대 하물며 영원한 생명을 얻는 천상 입시의 필수과목인, 기도를 잘하려면 마음의 준비와 결심이 서야 하는 건 너무나 당연한 것 아니겠습니까?
진정한 것을 얻으려면 사소한 것을 포기해야 합니다. 잔재미에 치중하지 말고 하느님이 주신 24시간 중, 가장 복된 시간을 정해 주님만을 생각하는 차원이 필요합니다. 간혹 아이가 길을 가다가 길을 헤매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 이유가 뭔지 아십니까? 그 이유는 아이가 다시 집에 돌아갈 생각을 하지 못하거나, 뒤를 돌아보지 않고 무조건 앞만 보고 달리기 때문이라는데요. 우리도 내가 해왔던 기도의 태도를 살펴볼 때 내가 가야 할 방향을 알 수 있을 것입니다.
